◎민주 “매표 기도 확실… 본인 스스로 인정”/민자 “활동비일뿐… 협박당해 허위진술”과열·혼탁으로 얼룩져온 대구 동을 보선이 급기야는 선거운동 막바지에 가서 돈봉투 시비로 끝내 유종의 추를 기록했다.
사건의 개요는 대략 이렇다. 민자당 노동일후보의 부인이 당 신평동협의회 총무 노진환씨(39) 등 7명과 함께 신평동지역을 순회하던중 10일 하오 7시20분께 민주당 불법선거운동 감시반 10여명과 마주치게 됐다. 민자당측의 행동을 계속 「감시」하고 있던 민주당측은 노씨가 『돈봉투를 전달하는 것을 봤다』며 노씨를 강제로 방촌동의 안택수후보 사무실로 데려갔다. 이 과정에서 노 후보 부인은 승용차편으로 황급히 현장에서 떠났다. 민주당측은 노씨에게서 『정당연설회의 청중동원대가로 지난 8일 당에서 3백63만원을 전달받은바 있다』는 등의 진술서를 받고 하오 8시께 선관위에 이를 신고했다. 민주당측은 또 『노씨에게서 70여만원의 현금이 든 돈봉투 3개와 민자당 신평동협의회 조직표,청중동원계획서 등을 「압수」했다』고 발표했다. 한편 민자당측은 당직능부장 등 10여명이 사건발생직후 민주당 사무실로 달려가 노씨의 인계를 민주당측에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며 오히려 물리적인 충돌사태가 빚어졌다. 선관위는 하오 8시께 민주당 사무실로 충돌했으나 하오 11시께야 노씨를 면담,『정당연설회의 청중동원에 대한 수고비조로 당으로부터 2회에 걸쳐 1백만원을 받았다』는 진술을 받았다.
여기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은 노씨가 갖고 있던 74만원의 용도. 이중 50만원은 「총무」라고 씌어진 노란봉투 1장에서,20만원은 「참관인」이라고 각각 씌어진 노란봉투 2장에서 10만원씩,4만원은 노씨의 호주머니에서 각각 발견됐다. 민주당측은 『노씨를 연행하기전부터 노씨가 유권자들에게 돈봉투를 돌리고 있던 것을 계속 지켜보고 있었으며 이 돈도 신평동 일대에 뿌리려던 돈임을 노씨 스스로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민자당측은 『50만원은 노씨의 선거활동비,20만원은 투표개표 참관인 수고비용으로 당이 지급한 것』이라고 민주당이 「매표」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노씨 자신은 풀려난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밝힌 내용은 모두 내가 「죽인다」고 협박당하는 상황에서 허위로 진술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돈봉투 살포」의 사실여부는 관계기관의 조사에 의해 밝혀질 문제이다. 하지만 그에 앞서 「공명선거」 「선거문화개혁」을 외치던 민자당이 가장 저질적인 정치문화인 「매표」 시비의 덫에 걸려들었다는 점 자체가 여권의 개혁이미지에 큰 흠을 입혔다는 지적이다.<신효섭기자>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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