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수이등 「최악사태」 올지도계속된 이상저온에 따른 냉해와 병충해로 올 농사에 비상이 걸렸다.
이상저온이 지속된다면 농산물 생산에 큰 차질이 빚어져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 경제에 주름살을 더해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앞으로 보름가량 저온현상이 더 계속될 경우에는 쌀수급에도 이상이 생겨 쌀을 수입해야 하는 최악의 사태도 생길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또 물가안정에 큰몫을 해온 농산물가격이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돼 물가안정 기조마저 무너질 우려가 없지 않다. 성장과 물가 양쪽에 부담을 안겨주면서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우리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저온현상으로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고 있는 농산물은 쌀이다. 과수의 경우도 지난해 풍작으로 올해 해거리를 맞은데다 저온이 겹쳐 수확의 격감이 예상된다.
농림수산부는 냉해와 병해충 발생이 늘어남에 따라 지난 5일 현재만도 쌀의 생산량은 목표량 3천6백50만석의 5.8%인 2백12만석 가량이 감수될 것으로 추정했다. 현재로서도 올해 식량용 쌀소비량 3천3백70만석을 간신히 넘은 상태이다.
또 1주일 가량뒤인 오는 15일까지 저온이 계속될 경우 7.7%인 2백81만석,25일까지는 12.4%인 4백53만석,1개월뒤인 9월5일까지 지속될 경우엔 21.7%인 7백92만석 가량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로서 해결책은 날씨가 하루빨리 이상저온에서 벗어나 기온이 높아지는 것인데 기상청은 이달 중순에는 일시 더위가 있겠지만 상순과 하순에는 태풍과 함께 저온현상이 예상된다고 밝히고 있어 이후 농사도 냉해 및 병충해 등으로 여건이 좋지 않은 것으로 전망돼 올해 농사는 대흉작을 면하지 못할 것으로 우려된다.
물론 7월말 현재 우리나라의 쌀 재고량은 1천5백만석이며 내년으로 1천만석 가량을 이월할 수가 있으므로 올해 1천만석 이상이 감산되더라도 부족한 쌀을 도입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것이 농림수산부측의 설명이지만 이 재고량에는 지난 88년이후 수매한 통일계 쌀 7백30만석이 포함돼 있어 실제로 밥을 지어먹을 수 있는 이월분은 3백50만석 가량에 불과한 형편이다.
최악의 경우 쌀을 수입하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미국 캐나다 아르헨티나 등에서도 올해 냉해와 호우 등 이상기후로 흉작이 예상돼 쌀수입문제가 그렇게 쉽지도 않을 전망이다. 수입을 추진할 경우 이들 국가에서는 쌀시장 개방과 연계하는 무기로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80년 냉해때에는 쌀생산 목표량의 36%인 1천3백60여만석이 감산되는 대흉작으로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3.7%를 기록했으며 이듬해에는 1천5백60만석의 쌀을 도입해야만 했었다.
한편 올해 벼의 생육단계별 평균기온은 전지역에서 낮은 수준이었으며 특히 조생종은 이삭팰때 최고 5.2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조시간은 4∼7월중에 7백35.3시간에 그쳐 평년보다 65시간이 모자랐으며 강수량은 6백49.4㎜로 평년보다 35.5㎜가 많은 등 기상상태가 벼의 생육에 많은 지장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일 현재 벼의 키는 평년보다 4.3㎝가 작은 77.3㎝였으며 이삭팬 면적도 6일 현재 7만㏊(재배면적의 6.0%)로 작년동기의 10만㏊에 비해 30%가 감소했다. 조생종은 1∼2일,중·만생종은 1∼4일 정도 이삭패는 시기가 늦었다.
이상저온현상이 계속됨에 따라 서늘한 날씨에 극성을 부리는 병해충의 발생면적도 지난 5일 현재 84만㏊로 작년동기에 비해 18%가 증가했으며 특히 도열병이 기승을 부려 발생면적이 지난해의 3.3배인 11만㏊에 달했다.
현재의 이상저온이 계속될 경우 도열병이 이삭으로도 번져 방제가 힘든 사태로까지 악화될 가능성도 높아 조기방제가 시급하다.
농림수산부는 또 저온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물 온도를 높여주는 고랑을 설치하는 한편 벼생육 촉진제인 다치가렌 농약을 살포해줄 것을 당부했다.<박영기기자>박영기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