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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교이후의 중국 TV/유동희 북경특파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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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교이후의 중국 TV/유동희 북경특파원(기자의 눈)

입력
1993.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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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중앙TV(CCTV)의 저녁 정규뉴스는 5공시절의 소위 「땡전뉴스」를 연상시킨다. 강택민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자들의 동정을 상세히 보도하는 것으로 그날의 뉴스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다만 이곳에서 그날 뉴스 첫머리를 장식하는 지도자는 강택민주석 한사람뿐만은 아니다. 여러명의 지도자가 등장하며 이때 순서를 정하는 「서열」이 우선적인 고려사항이다. 이런 관례에서 비춰볼때 서열 7위인 호금도 상무위원의 평양방문 뉴스가 강택민,이붕에 이어 서열 3위인 교석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의 말레이시아 방문소식에 앞서 소개된 최근 어느날 저녁 뉴스프로는 아주 이례적이었다.한중 수교이후 북한과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되었다는 일반적 관측을 단번에 무너뜨리려는 중국의 의도적인 보도태도가 드러나 보인 대목이었다.

한중수교이후 우리나라 일각에서는 중국이 북한과 멀어지고 있다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는듯하다.

남북한 동시수교국인 중국은 「균형외교」를 취하고 있으며 좀더 냉정하게 보면 북한쪽에 경사되어 있다. 이붕총리는 올해 3월 전인대에서 행한 정부업무보고에서 북한을 한국에 앞세워 언급했다.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이후 중국의 외교적 울타리 역할은 새삼 거론할 것이 못된다. 또 한중수교이후 한국을 방문한 중국의 최고위급 인사가 서열 8위인 전기운 전인대 상무부위원장이었던 점을 상기해보더라도 중국측의 사회주의 동지국 북한에 대한 세심한 배려를 읽을 수 있다.

중국의 이러한 그동안의 배려를 의식했음인지 평양 기차역에서 호금도 일행을 위해 베푼 북한측의 환영행사는 아주 성대한 것이었다. 하지만 동지국의 우의를 과시하려는 이런 시끌벅적한 행사에서도 어쩔 수 없는 부조화가 눈에 띈다.

두줄 단추장식의 웃저고리 등 세련된 신사복을 입은 호금도와 훈장이 가슴에 주렁주렁한 군복차림의 오진우 인민무력부장과 최광 총참모장. 50세인 호는 나이보다 젊어보였고 반면 70대의 오와 최는 나이보다 훨씬 늙어보였다.

이러한 부조화는 미래를 보여주고자 하는 중국과 과거에 집착하는듯한 북한간의 부조화를 연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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