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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사부 의약비리 불감증/강진순 사회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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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사부 의약비리 불감증/강진순 사회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3.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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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종합병원의 의약품 납품 비리수사가 발표된 6일 보사부는 마지못해 형식적인 대책을 내놓으면서 『개인비리도 아닌데 너무 한 것 아니냐』며 볼멘 표정을 지었다.이미 90년 2월 부훈령으로 발표한 병원회계처리 지침에 의해 기부금 연구비 등의 명목으로 받은 수익을 합법화했으므로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경찰 수사의 의미를 축소하려했다. 그러면서 제약사가 병원에 기부금 명목의 금품을 줄 수 밖에 없는 이유와 이 기부금이 약값이 얹혀져 국민부담으로 되돌아간다는 사실은 애써 외면했다.

병원을 찾는 일반 국민들은 불친절,장시간 대기,입원실 배정을 둘러싼 금품수수,진료비 과다청구,응급환자 진료거부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병원비리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게다가 전공의 선발비리,의약품 납품비리까지 겹쳐 의료비리는 고질적인 부조리로 인식돼왔다.

예를들어 세금포탈 등의 목적을 겸해 장부에는 1천개의 약을 납품받은 것처럼 기입하고 실제로는 2천개를 받는 식의 「할증」 또는 「프로」라는 의약품 납품비리가 벌어지지 않는 병·의원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같은 병원비리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많지만 1차적으로는 행정의 공백을 들 수 있다. 병·의원에 대해 지도감독권을 갖고 있는 보사부와 시·도는 연 3차례의 정기감시를 하고 있으나 고질적인 부조리는 손도 대지 않고 있다.

그나마 2차례는 병원협회나 제약협회에 위탁하고 있어 지금까지 병원비리가 적발된 적은 거의 없다. 병원비리를 개선할 의지가 있는지조차 의심스러울 정도다.

심지어 보사부의 한 관계자는 의약품 납품비리 등은 형법에서 다룰 사안이지 의료법에서 취급할 사항은 아니라며 발뺌하고 있다.

보사부는 6일 뒤늦게 병원 부조리 방지대책을 내놓았다. 병원 직영 약품도매업소를 강제 폐쇄하고 부조리 발생소지를 줄인다는 내용이다.

이 대책이 과연 얼마나 실효를 거두게 될까. 지금까지의 보사부 행정으로 미루어보면 기대를 해보기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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