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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한인 이민 30주년/“재도약 다짐” 대대적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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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한인 이민 30주년/“재도약 다짐” 대대적 행사

입력
1993.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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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한국인상 알리는 계기/“뿌리 내리기까지 인고의 세월”브라질 교민사회가 이민 30주년을 맞아 거듭하고 있다. 5만여 브라질 한인들은 5일부터 시작된 이민 30주년 기념행사를 계기로 열악한 근로조건과 노동력 착취,불법거주 등 현지사회에 각인된 부정적인 이미지를 씻는 노력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교민들의 집단거주지역인 상파울루시 파레시스 소재 교민회관을 중심으로 아넴비대극장,파기엥부경기장 등 시내 곳곳에서 다채롭게 펼쳐지고 있는 이번 행사는 한국의 전통과 문화·예술을 교민사회는 물론 브라질 국민들에게 선보여 진정한 한국인의 모습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번 행사는 브라질이 이민사의 뿌리를 찾는 뜻깊은 자리로 교민사회의 재도약을 위한 디딤돌이 될 것으로 교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63년 1차 이민단으로 선발돼 브라질땅을 밟은 원로 교포들은 이민의 뿌리를 새긴 동판 제막식에서 지난 30년간에 걸친 인고의 세월을 되돌아보며 눈물을 흘렸다. 동판에는 초기 이민선발대가 50여일간 승선했던 네덜란드 선적의 치차렌카호의 모습과 이민선발대의 이름이 새겨져 있어 30년전의 모습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63년 2월11일 17세대 1백3명으로 구성된 이민선발대는 브라질의 산토스항에 첫발을 내디뎠다. 네덜란드의 이민전용선 치차렌카호를 타고 부산항을 출발한지 50여일만이었다. 그러나 이들의 희망과 꿈은 새로운 보금자리인 개척지에 도착하면서 산산이 부서졌다. 낯선 풍토와 현지인의 거센 반발,부족한 농기구 등은 이주 1세들을 극한 상태로 몰았고 생존을 위한 투쟁은 끝없이 계속됐다.

30년간에 걸친 노력끝에 브라질 교민사회는 이제 어엿한 한인 공동체로 자리잡았다. 현지 상공회의소에 의하면 한국이민자들은 브라질에서 한달에 대략 8백만벌의 의류를 생산하는 2천5백여개의 봉제공장 및 의류상점을 소유하고 있다. 과거 유대인들의 독무대였던 상파울루의 상권도 대거 한인들의 손에 넘어왔다.

특히 63년 첫 이민당시 87달러에 불과하던 한인 1인당 평균소득도 이제 브라질 국민평균보다 훨씬 높은 7천3백만달러에 이르렀다.

이민 2세들의 성장은 놀랄만하다. 브라질 사회의 상류층으로 평가되는 사법·의료·교육 등 각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인재들이 배출됐다. 사법기관의 경우 노동관련 전문판사인 이경미씨와 일반판사인 배동원씨 등 한인판사 두사람이 탄생했고 한국인 의사들은 이미 80여명에 달한다.

그러나 교민사회는 이 정도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브라질 사회에 내린 삶의 뿌리를 확고히 다지기 위해 여러모로 노력하고 있다.

첫번째 성과가 상파울루 한인학교의 더부살이생활 청산이다. 지난 10여년 현지 교육기관에 더부살이를 해왔던 한인학교는 이제 자체 교사를 갖추고 정규학교로의 도약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 브라질 교육협회 김철언회장을 비롯한 교육담당자들은 지난달 학교부지 매입계약을 맺고 8월중으로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교사착공에 들어가 96년 준공할 예정이다.

『이 땅이 30년만에 한인사회의 고향으로 바뀌었다』고 한 김정순 상파울루 주재 총영사의 기념사대로 브라질 교민사회는 브라질을 제2의 고향으로 키울 꿈에 부풀어 있다.<상파울루=김인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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