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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온 낙하산 아이들/방민준 경제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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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온 낙하산 아이들/방민준 경제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3.08.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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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뚝 떨어진 아이들」이 미국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고 한다. 아무런 연고나 기반도 없이 어느날 갑자기 미국 땅에 던져져 살아가고 있는 이들을 미국 언론들은 「하늘에서 낙하산을 타고 내려온 아이들」이라고 해서 「패러슈트 키즈(Parachute Kids)」라고들 부른다.「패러슈트 키즈」의 특징은 대부분 동양에서 온 아이들이라는 점,부모들이 대단한 부자라는 점,주로 사립학교에 다니며 저택에 가정부를 두고 살면서 고급 스포츠카를 몰고 다닌다는 점,그리고 공부에 취미를 못붙이고 마약이나 폭력조직에 쉽게 끌려든다는 점 등이다. 이같은 특징 때문에 이들이 사소한 패싸움에 얽히거나 마약을 복용하다 적발되는가 하면 언론들은 「패러슈트 키즈」를 들먹이며 사회문제로 취급하고 있다.

부모가 사준 비싼 집에서 호사스럽게 살지만 부모가 가끔 다녀갈뿐 인척이나 친구가 없어 외로울 수 밖에 없는 「패러슈트 키즈」는 미국에 약 4만∼5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홍콩 대만출신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 최근엔 한국출신 「패러슈트 키즈」가 늘어난다고 한다. 서울 압구정동의 「오렌지족」중에도 잠시 놀러온 「패러슈트 키즈」가 심심찮게 끼어있다고 한다.

홍콩이나 대만의 일부 계층이 자식과 재산을 해외로 빼돌리는 것은 그쪽의 정치상황으로 미뤄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한국출신 「패러슈트 키즈」가 늘어난다는 것은 얼른 납득이 안간다. 물론 「낙하산을 타고 내려온 아이들」중에는 보다 새로운 분야의 첨단 학문을 공부하기 위해 유학간 경우도 없지 않겠지만 상당수가 국내의 입시지옥을 피하면서 부모의 해왜도피재산을 지키는 역을 맡고 있다는게 교포사회의 시각이다.

「패러슈트 키즈」의 부모들은 왜 재산을 해외로 빼돌리고 자식까지 낯선 이국에서 살게 하는 것일까. 무엇이 이들로 하여금 재산과 자식을 해외로 빼돌리게 하는 것일까. 최근의 사회분위기와 관련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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