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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우주산업 「외화벌이」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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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우주산업 「외화벌이」 전락

입력
1993.08.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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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 모형제작 판촉활동 열성/“고급기술 유출” 과학자들 불만93대전엑스포에 모형이 전시되는 등 한국에도 잘 알려져 있는 미르는 지난 7년6개월동안 지구 궤도상을 돌고 있는 세계에서 유일한 우주정거장이다.

러시아 우주과학자들은 미르가 오는 96년이나 97년까지 계속 우주에서 활동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정이 어려운 러시아 정부는 미르를 외화수입의 중요한 수단으로 삼아 이용할 수 있는 각종 프로그램을 만들어 세계 각국에 세일즈하고 있다.

최근 프랑스의 우주비행사 한명이 러시아 우주비행사와 함께 6개월동안 미르에서 생활하면서 각종 실험을 하고 지구로 귀환한바 있다.

프랑스는 앞으로도 여러차례 우주비행사를 미르에 보내 훈련과 실험을 계속할 계획인데 우주비행사 한명을 미르에 탑승시키는데 드는 비용은 약 1천2백50만달러로 알려져 있다.

유럽우주국(ESA)도 지난달 7일 러시아와 두차례의 우주비행 및 미르 탑승계획을 공동 추진키로 합의하고 이를 위해 총 5천4백만달러짜리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도 오는 95년 우주비행사 한명을 미르로 보낼 계획이다.

러시아는 미르와 똑같은 모형을 제작,8백만달러씩에 판매키로 하고 미국 등 세계 각국 우주연구소를 상대로 판촉활동을 펴고 있다.

러시아는 이와함께 미르의 성능이 우수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특별한 실험을 계획하고 있다.

오는 12월 우주비행사 한명을 미르에 탑승시켜 약 18개월동안 머물게 한뒤 미국의 우주왕복선편에 지구로 귀환시켜 인간이 무중력 상태에서 얼마나 오랜기간을 버틸 수 있는지를 시험한다는 것이다.

이밖에 우주기중기를 이용,미르의 태양열판을 옮기는 작업을 실시하는 등 우주공간에서 인간의 최대 작업능력을 측정할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미르가 러시아 우주산업이 필요로 하는 외화를 벌어주고 있으나 일부 과학자들은 미르가 이미 그 효용한계를 넘는 무리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자금부족 때문에 실험장비를 수송할 우주선의 발사가 두차례나 연기됐고 수리와 보수도 미루고 있는 상태다.

러시아정부도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으나 우주산업을 유지시킬 자금을 마련하는 것이 당장 급하기 때문에 가능한 한 미르가 오랫동안 우주에서 활동할 수 있기만을 바라고 있다.

러시아 우주과학자들은 정부의 이같은 태도에 큰 불만을 갖고 있다.

이들은 러시아가 미국이나 프랑스보다 우주산업의 일부 분야에서 훨씬 앞섰다고 자부하고 있는데 정부가 자금지원은 커녕 과학자들을 푸대접하고 있고 고급기술과 축적된 경험을 헐값으로 외국에 팔아치우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러시아의 한 우주과학자는 최근 모스코프스키 노보스티지에 기고한 글에서 『러시아가 엄청난 자료와 기술을 미국에 공짜나 마찬가지의 헐값에 제공하고 있다』고 비판했으며 로시스키예 베스티지도 『미국 등 서방 각국이 러시아의 기술만을 빼내면서 러시아가 상업용 인공위성 시장에 참여하는 것을 막는 등 불공정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우주국의 한 고위관리도 최근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우주과학자중 10%가 지난해 외국으로 유출됐거나 딴 직업을 찾아나섰다』며 『정부의 재정지원이 너무나도 형편없다』고 개탄했다.

모스크바시에는 지난 61년 세계 최초로 우주에 올라간 가가린의 동상이 우뚝서 있다. 하지만 세계 최초의 우주비행사였던 가가린조차 러시아의 우주산업이 이처럼 곤란한 지경에 빠지리라는 것은 상상조차 못했을 것이다.<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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