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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정보유출 막기 총력전/산업스파이사건 잇달아 발생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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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정보유출 막기 총력전/산업스파이사건 잇달아 발생 “비상”

입력
1993.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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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비추진 사업 암호 교신/연구소출입 카드키 “필수”/비밀번호 결재·내방객 직접안내등 “007작전” 방불「미키마우스의 발해프로젝트와 관련해 동경에서 큰 딸의 뜻을 전해왔으나 대폿집의 마담얘기로는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고 함」

최근 국내 기업이 동경지사에 보낸 팩시밀리 전문의 내용이다.

팩시밀리 전문에 나타난 미키마우스는 북한을 뜻하고 발해프로젝트는 평양 인근에 세우기로 한 봉제공장 설립건이다. 동경에서 전해왔다는 큰 딸의 뜻은 그동안 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동경지사가 접촉한 북한 관계자의 의향이며 대폿집은 국내 관계기관이고 마담은 당국자를 나타내는 이 회사의 약속된 암호다.

이 전문은 결국 북한내 합작공장 설립건은 남북관계상 아직 추진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간단한 내용이 이처럼 복잡하게 암호로 바뀌어 교신되고 있는 이유는 정보의 유출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이 회사는 극비리에 추진해야 할 사업에 대해서는 대부분 이같은 암호로 교신한다. 이 암호는 2∼3개월만에 한번씩 바뀌고 숫자나 알파벳으로 대체되는 경우도 있다.

교신과정에서의 정보유출은 물론 내부에서의 정보유출 차단에도 철두철미하다.

상당수의 기업들이 연구실에 들어가려면 연구원의 이름과 지문 등이 새겨진 카드키가 있어야 열리는 2중문을 통과하도록 만들어 카드키를 갖지않은 외부인의 출입을 원천적으로 막고있다. 회사의 지시사항이나 결재는 개인 비밀번호를 입력시키지 않을 경우 컴퓨터 화면에 떠오르지 않는다. 대부분 결재와 공지사항 전달 정보보고시에 문서를 없앤 것은 이미 오래다. 시효가 지난 문서나 파지 등은 막바로 종이분쇄기로 들어가 흔적을 찾을 수 없다. 엄청난 자금을 투입해 개발한 기술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원천 봉쇄하고 사운을 걸고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 경쟁사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최근 산업스파이사건이 잇달이 발생하면서 산업보안문제가 업계의 현안으로 부각됐다. 각 기업들마다 자사의 보안관리 실태 점검작업에 나섰으며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보안교육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최근 경쟁사 기술진의 침입사건을 겪은 금성사는 각 공장과 연구소 직원들에게 기술 및 정보유출의 방지를 촉구하는 긴급지시를 내렸으며 주요 그룹들도 정보관리 특허관련 부서를 확대하는 등 갖가지 보안관리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대우그룹의 경우 각 계열사의 연구소를 대우빌딩 연구소로 집합시키고 외부인의 접근을 차단하기 위해 관계자들에게 모두 명찰을 부착토록 하고 있으며 비밀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해당연구원만 알도록 하는 등 대대적인 기술보안작업을 실시했다. 럭키금성그룹과 기아그룹 등은 외부인사의 사무실 출입시 반드시 그룹관계자의 안내를 받도록 하고있고 삼성그룹의 일부계열사들은 10개의 보안수칙을 마련해 실천에 옮기도록 지시했다.

현대나 선경 쌍용그룹 등 대부분 기업들도 실시중인 보안수칙은 내방객 출입억제,복사자제,문서나 디스켓의 무단방출 엄금,통제구역을 정해 이 지역의 출입을 억제토록 하는 것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있다. 이들 그룹들은 또 팩시밀리 수신·발신실과 통신실 등을 보안구역으로 정해 허가된 관계자만 출입할 수 있도록 했다.

기업의 경영전략이 품질우선·기술우선으로 전환되면서 산업보안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기업들의 보안관리작업은 더욱 다양하고 치밀하게 전개될 전망이다.<이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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