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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통화제도 사실상 종말/EC,환율변동폭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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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통화제도 사실상 종말/EC,환율변동폭 확대

입력
1993.08.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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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변동폭 시장흐름에 맡긴꼴/독재할인율 인하외면 위기 상존유럽공동체(EC) 화폐간의 환율변동폭을 확대한 EC긴급통화위원회의 결정으로 통제불능의 상태로 치닫던 유럽통화위기가 외견상으로는 진정돼 가고 있다.

브뤼셀에서 이틀째 마라톤 긴급회의를 가져온 EC재무장관과 중앙은행총재들이 최종 타협안에 합의한 것은 월요일(2일) 새벽 2시. 회의개시후 20시간,아시아 외환시장이 주말을 넘기고 막 개장하려는 때였다.

유럽통화제도(EMS)는 붕괴직전 살아났다. 계속 바닥을 치던 프랑스 프랑화를 위시한 EC내 약세통화들의 외환시장의 거대한 힘을 이기지 못해 인위적으로 지탱되고 있는 유럽환율체계(ERM) 내에서 떨어져 나가려는 순간이었다.

프랑화의 지난주말 종장시세는 마르크당 3.43프랑으로 ERM의 하한선에 도달한 상태였다. 프랑화를 수호하기 위한 프랑스국립은행과 독일 분데스방크의 사상최대규모인 시장개입도 현금비축량의 한계점에 와있던 상황이었다.

프랑화는 2일 뉴욕과 런던의 주요외환시장에서 마르크당 3.50선으로 크게 떨어졌지만 이 선에서 안정세를 보였다. 지난주 프랑화 등 약세통화를 내다파는 급격한 환투기 소용돌이에 휘말렸던 유럽외환시장은 일단 진정국면에 접어든 것이다.

프랑스정부는 EC통화위원회의 결정은 최선이었으며 EMS와 프랑화는 수호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독일 등 각국의 반응도 대체로 경제화폐통합을 달성하기위해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환율변동폭의 확대를 통한 EMS의 구제는 사실상 EMS기능의 종말을 의미하고 있다는 평가가 대체로 지배적이다. EC통화위원회가 새로 설정한 ERM내 통화간 환율변동폭은 상하 15%. 단 독일,덴마크는 종전대로 2.25%이다.

총30%의 변동폭은 사실상 통화의 흐름을 시장의 힘에 밑긴 것과 다름없는 것이다.

이는 79년 인위적으로 회원국 통화간 환율변동범위를 설정,경제화폐통합을 달성하기위해 취한 과도적 단계의 준고정환율제인 ERM이 이름만 존속할뿐 실질적인 의미를 갖지못하게 된 것이다.

실례로 마르크화에 대한 프랑화의 새로운 환율변동범위는 2.88∼3.89프랑으로 마르크당 1프랑의 변동범위를 가질수있다. 이번 조치로 공식적으로 평가절하된 화폐는 없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2일 형성된 프랑화가치는 마르크화에 대해 1.5%,스페인 페세타화는 약 4% 평가절하된 셈이다.

한편 이번조치로 EC각국은 마르크화에 대한 연결고리에서 해방돼 금리인하의 여건이 마련됐다. 이는 유럽전반의 경기침체에 활력소를 줄수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잇다.

이번조치에 대한 유럽언론의 대체적인 분석은 EMS 붕괴를 막기위한 잠정적 탈출구로서 파국을 인위적으로 연기한데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가장 가까운 시일내에 ERM을 원상복귀시킨다는 방침에도 불구하고 이번 조치역시 멀지않아 시장의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했다. 결국 분데스방크가 재할인금리의 실질적이고도 조속한 인하를 계속 외면하는 한 유럽외환위기와 혼란은 항시 잠복중인 것이라고 할수있다.<파리=한기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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