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급식등 손벌리기 옛말/청소 손수… 시민불편 해소 노력울산 현대노사분규 현장에 출동한 전경들의 근무자세와 숙식해결 방법이 과거와 사뭇 다르다.
5·6공때는 「현장」에 출동한 전경들의 급식해결을 위해 경찰이 분규중인 회사는 물론 정상조업중인 다른 현대 계열사에까지 찾아가 『누구때문에 우리가 이 고생을 하는데…』라며 은근히 손을 벌려왔다. 관할 행정관청 공무원들도 경찰 뒷바라지를 하느라 밤을 새우기 일쑤였고 지역사회단체 역시 뒷바라지 비용을 「지역안정비」 명목으로 눈치껏 분담했다.
그러나 지난달 20일부터 울산 현대분규 현장에 와 있는 전경들에게서는 이같은 「구태」를 찾아볼 수 없다.
새 정부 출범이후 최대 규모인 1백개 중대 1만3천여명의 전경을 울산에 배치한 경찰은 이들의 잠자리는 부득이 방학을 맞은 초·중·고교를 이용하고 있지만 식사는 1백% 경찰청에서 배정한 예산으로 해결하고 있다.
경찰청은 울산에 출동한 전경들에게 1인당 한끼 3천5백원인 도시락을 지급하고 있는데 하루식비만 최고 1억3천6백만원을 책정해 두고 있다. 지난달 20일부터 지금까지 약 10억원이 식비로 나갔다.
전경들도 가두시위가 벌어지지 않는 탓도 있지만 간편한 복장으로 될 수 있는 한 시민들에게 불편함과 불쾌감을 주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매일 새벽 임시숙소로 사용하는 학교는 물론 길거리까지 깨끗이 청소하고 길을 묻는 행인들을 인근 파출소로 안내해주는 친절도 베풀고 있다.
울산시는 경찰의 은근한 압력에 못이겨 마지못해 전경뒷바라지를 해주는게 아니라 「그냥 있기가 미안해서」 빵과 우유 등 간식을 하루 두차례씩 제공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한 중역은 『87년이후 매년 울산에 출동한 전경들의 식사는 분규중인 회사가 제공해 왔다』며 『그러나 올해는 대규모로 전경이 출동했는데도 미안할 정도로 경찰이 손을 벌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울산=정재락기자>울산=정재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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