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기업은 어느나라 어느 업종을 막론하고 연구·개발(R&D)에 생사가 걸려있다. 기술우위를 확보하지 않고는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이래서 경제전쟁은 기술전쟁이라 할 수 있다.한국으로서는 기술개발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한 것이다. 인건비,금융비용 등이 다른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한국으로서는 기술개발 등으로 경쟁력을 높이지 않고는 냉엄한 경제전쟁에서 살아남을 길이 없는 것이다. 우리가 「수출입국」으로 경제를 도약시켰듯이 이제는 「기술입국」으로 선진경제권으로 진입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정부,기업,근로자등 경제주체들이 이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모두가 기술·개발 및 그 투자의 중요성을 얼마나 역설해왔던가.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기술·개발투자가 절대금액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투자비율에 있어서도 크게 뒤지고 있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
한심한 것은 돈과 땀을 들여 기술개발하는 것보다는 아예 남의 기술을 훔쳐내려는 산업스파이 사건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생산기술실 관계자 2명이 27일 경쟁사인 금성사 창원 제1공장에 납품회사 사원으로 위장하여 들어가 경쟁상품 생산라인을 1시간여동안 돌아보다가 적발된 사건이 보도되고 있다. 금성사측이 단열기 부착기술을 탐지하는 것이 목적이었을 것이라고 「산업스파이」 행위를 비판한데 대해 삼성전자는 『사원의 애사심이 엉뚱한 결과를 가져왔다』며 회사측과 관련없는 우발행위라고 주장했다. 우리도 그렇게 믿고 싶다.
그러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범그룹 차원에서 「품질 제1주의」의 경영혁명을 주도하고 있고 이에따라 연구·개발투자에 역점을 두고 이를 실천해가는 과정에서 이러한 불미스러운 사건이 일어난데 대해 당혹감을 갖는다. 더욱이 삼성전자는 지난해 기술개발에 4천1백27억6천3백만원을 투자,이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는 밝히고 있다.
반도체부문에의 투자에 집중된 것이기는 하나 삼성전자는 국내기업의 기술개발 투자에서 6년째 선두를 지켜온 것이다. 삼성전자로서는 이번 사건이 정말 옥의 티다. 결코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한편 태평양그룹 계열의 태평양시스템사 간부가 부도로 경영공백이 발생한 한 케이블 TV 기자재 공급회사의 기술직원 19명을 전원 스카웃하고 기술도 「도용」했다해서 법의 신판을 받게 됐다는 보도도 충격적이다. 적발되는 산업스파이 행위는 빙산의 일각일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부정경쟁방지법을 개정,「영업비밀보호」 조항을 신설했다. 기업들은 과감히 연구개발 투자를 늘려갈 필요가 있다. 산업스파이행위를 자제해야 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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