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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 창밖만 보고 판단했을까/「아시아나기」 조사발표 의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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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 창밖만 보고 판단했을까/「아시아나기」 조사발표 의문점

입력
1993.07.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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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무시 “산 지났다”… 납득안돼/고도하강 시기·상황도 불투명어처구니 없는 「인재」로 결론지어졌다. 정부 합동조사단의 아시아나항공기 추락사고 1차 조사결과는 조종사의 무리한 착륙기도로 빚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DFDR을 뺀 현장조사,관계승무원들의 증언,사고당시의 상황을 가장 잘 알려줄 CVR 녹취만의 결론이긴 하지만 이것만으로도 조종사가 무모한 착륙을 시도한 사실이 드러났다.

사고당일(26일) 사고기가 목포공항 최초접근 지점에 도착했을때의 시정은 2천6백m. 이미 규정보다 2백m 부족한 상태에서 착륙을 시도하다 실패했고 2차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때 지상의 관제사가 기상상태를 조종사에게 통보하면서 회항을 적극 조언하지 않아 조종사는 부조종사에 『밖을 주시하라』는 말을 반복하며 활주로 확인을 위해 계속 하강,추락하게 됐다는 것이 조사결과이다.

이번 사고는 항공운항이나 공항운영의 문제점을 극명하게 드러내 주었다.

조종사의 무리한 착륙과 관제사와의 협조부족이다. 사고기 조종사는 1차 시도때부터 규정 시정거리에 못미치는 기상정보를 받고도 무리한 착륙을 감행했고 그 과정에서 관제사도 적극적인 조언을 하지않고 묵인을 해버렸다. 이미 2차례 착륙실패한 후라면 관제사가 좀 더 적극적으로 권유했어야 했다. 무모한 착륙시도는 항공사의 과다한 경쟁과 회항에 따른 책임추궁,경제적·손실이 승액안전보다 중요시되는 국내 항송사의 운영태도 때문이기도 하다.

문제가 된 부조종사의 미숙역시 무리한 운항 확장으로 인력이 부족한 현실에서 관계부처가 자격요건을 완화,양적팽창에만 주력한 탓이다.

CVR 판독에 의하면 조종사는 부조종사의 미숙한 조작을 『거기다 세트하면 안돼』라는 말로 두번이나 수정 지시했다. 충돌직전 『들어온지 얼마 안돼가지고』라는 말에서 부조종사의 자격문제의 현실을 알 수 있다.

조사발표 내용에도 의문점은 남는다. 먼저 무슨 근거로 조종사가 운거산을 지난줄 알고 고도를 턱없이 낮췄는가 하는 점이다. 그리고 언제부터 고도를 낮추기 시작했는지 CVR 내용으론 명확치않다.

CVR에서 녹취한 내용으론 사고기가 공항으로부터 4NM 지점에서 보고하기로 돼있으나 이를 무시했고 조종사가 운거산을 지나왔다고 착각했을 당시 부조종사는 고도를 1천6백피트라고 했다가 다시 7백피트라고 수정했다. 현재 추론으론 당시 고도는 1천6백피트였으며 그때부터 부랴부랴 8백피트까지 내렸다는게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자세한 결과는 미국에 보낸 DFDR 해독결과에 의해 밝혀질 것이다.

조종사의 착각역시 보통 운항관제로 미루어 보더라도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노련한 조종사가 계기비행때 나타나는 고도좌표를 보지않고 무작정 산을 지났다고 판단했다는게 조사결과인 것이다.

조사결과대로면 조종사는 계기판을 무시한채 구름으로 시야가 가려진 창밖만 내다보고 독자적으로 판단했으며 부조종사 역시 무조건 그에 따랐다는 얘기가 된다.

따라서 DFDR 판독에 이상기류에 의한 기체급강하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이 부분은 끝까지 수수께끼로 남을지도 모른다.<이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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