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포럼 창설 구체틀 마련/APEC 확대… 경제 중심축으로23일부터 싱가포르에서 열린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외무장관회담(AMM) 및 확대 외무장관회담(PMC)이 28일 막을 내렸다.
이번 회담은 냉전종식후 유동적이었던 아시아·태평양지역 국가간 경제협력 및 안보질서 구축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과 함께 ▲아세안 지역포럼(ARF) 창설 ▲아·태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을 통한 「신태평양 공동체」 모색 ▲핵확산방지 등 가시적이고 구체적인 틀을 마련했다는데 의의가 크다.
이번 회담의 가장 큰 성과는 ARF의 창설이다. 아세안 외무장관들은 6개 아세안 회원국과 한·미·일 호주 유럽공동체(EC) 뉴질랜드 캐나다 등 7개 대화상대국뿐 아니라 주변세력인 중국 러시아 베트남 라오스 파푸아뉴기니 등 모두 18개국이 안보문제를 공동으로 해결해 나가는 제도로서 ARF를 만든다는데 합의했다. 대화상대국들도 이 제안을 거의 전폭적으로 받아들여 성사된 것이다. ARF는 미·일·중 러시아 등 아·태지역의 강대국들이 지역안전 보장을 논의하기 위해 처음으로 한자리에 앉게 된다는데서 그 역사적 의미를 평가받는다.
이번 합의에 따라 내년 방콕에서 열릴 27차 아세안 확대 외무장관회의 이전에 참가대상국의 외무,국방 고위실무 회담을 열어 연례 ARF 창설을 매듭지을 계획이다.
크리스토퍼 미 국무장관은 ARF에 대해 『지역안보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이고 적절한 방안』이라면서 적극적 참여의사를 보였다. 이는 ARF가 중·장기적으로 미국이 주도하는 「신태평양 공동체」의 구속력있는 안보기구로서 발전할 가능성을 예고하는 것이다.
이번 회담의 또다른 수확은 새로운 경제질서의 모색이다. 미국의 APEC 확대 발전구상이 참가 각국의 광범한 지지를 받아 「신태평양 공동체」안을 실현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것이다. 미국은 이번 회담에서 11월 중순 시애틀에서 비공식 APEC 정상회담을 갖자고 제의한 클린턴 대통령의 이니셔티브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한국과 일본은 APEC 정상회담을 지지했고 말레이시아를 제외한 거의 모든 나라가 지지,또는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아세안은 APEC과 중복되거나 상충되는 요소를 지닌 동아시아 경제협력체(EAEC) 추진과 관련해 「EAEC는 APEC 테두리내에 있다」는 절충안에 동의했다.
결국 새로운 아·태 경제질서는 APEC의 우산밑으로 통합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아세안은 또 무역질서의 개방화를 위해 아세안 자유무역지대(AFTA)와 북미자유무역헙정(NAFTA)을 연계 추진할 것을 미국측에 제의,「완벽한 동의」를 얻어냈다.
이번 회의에서 주목되는 또 한가지 사항은 북한 핵문제와 관련한 핵확산방지에 컨센서스를 이뤘다는 점이다. 즉 아세안은 이번 회의에서 「동남아 비핵지대 조약」의 초안을 마련함으로써 핵확산방지를 위한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이번 회담은 안보측면에서는 ARF,경제측면에서는 APEC를 확대 발전시키는 것을 양축으로 미국측이 내놓은 「신태평양 공동체」를 태동시킨 계기가 된 회의로 평가된다.<싱가포르=최해운특파원>싱가포르=최해운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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