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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 수배·억울한구금 많다/해제조치 늑장·사무착오 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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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 수배·억울한구금 많다/해제조치 늑장·사무착오 다반사

입력
1993.07.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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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편의위해 인권은 뒷전/“무혐의 석방까지 심한 곤욕”/범죄소탕 백80일작전 부작용경찰이 지난 4월초부터 범죄소탕 1백80일작전의 일환으로 기소중지자 또는 수배자 일제검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이 과정에서 억울하게 수배자로 몰리거나 장기구금 당하는 인권침해 사례가 늘고있다.

수사종결사건에 대해 용의자 수배해제 조치를 제때 하지 않거나 사무착오를 일으켜 엉뚱한 사람을 연행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15일 운전면허증을 발급받기 위해 경북 경주경찰서에 갔던 김건아씨(21·회사원·경북 경주군 강동면 국당리 22)는 영문도 모른채 기소중지자로 검거됐다. 김씨는 19일 밤늦게 무혐의로 풀려나기까지 경주서와 수배관서인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죄인취급을 받으며 조사받아야 했다.

조사결과 김씨는 오토바이 절도사건에 억울하게 연루됐으나 이 사건은 진범이 붙잡혀 이미 종결될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의 주민등록증을 훔쳐 사칭하고 다니던 고교동창생(20)이 92년 11월 자신이 일하던 강남의 한 신문보급소에서 오토바이를 훔쳐 달아났다가 얼마후 붙잡힌 사건이었다.

사기혐의로 88년 5월 기소중지됐다가 사법처리까지된 김재관씨(56·상업·서울 강동구 암사동 474의 21)는 지난 1일 경찰의 불심검문에 걸렸다. 서울 강동·중부경찰서 보호실에 갇혔던 김씨는 경찰로부터 주민등록 번호에 대해서는 기소중지가 해제됐으나 운전면허증 번호는 여전히 기소중지자로 묶여 있었다는 구차한 해명을 들었다.

지난 24일 하오 11시40분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시범아파트에서 송파경찰서 잠실2파출소 소속 이모경장(34) 등 2명이 이곳에 사는 모방송 PD 이모씨(36)를 기소중지자로 잘못 알고 강제연행하려고 소란을 피우다 이씨를 수배했던 서울지검 남부지청에 확인한 결과 수배해제자로 밝혀지자 1시간만에 철수했다.

이씨는 지난해 9월 파업과 관련,노동쟁의조정법 위반혐의로 검찰에 의해 지명수배됐다가 같은해 11월말 자진출두해 조사를 받고 수배가 해제됐는데 잠실 2파출소측은 『24일까지도 이씨가 지명수배자로 분명히 전산망에 나타났었다』고 밝혀 수배해제에 관헌 처리가 제대로 안됐음을 시인했다.

수배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다가 출국직전 공항에서 검거되는 사람도 많다.

공항경찰대에 의하면 지난 3개월동안 공항에서 비행기 탑승직전 수배자로 밝혀져 검거된 사람들은 1백10여명에 이른다.

경찰관계자들은 기소중지자·수배자로 붙잡힌 사람이 수배관서로 인계돼 재조사 받기까지 통상 2∼3일이 소요되며 검찰기록 대출이 안되는 일요일 등 공휴일에 붙잡힌 사람은 장기구금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백승헌변호사(31)는 『경찰이 행정편의를 위해 피의자 인권보호 의무를 무시하기때문에 이같은 피해사례가 다발한다』며 『문민시대에 걸맞게 인권보호를 최우선가치로 삼는 대민봉사행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경찰에 의하면 범죄소탕 작전이 시작된 지난 4월4일부터 6월30일까지 전국에서 수배자 18만여명중 4만1천7백23명이 검거됐다.<이태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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