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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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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3.07.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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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서 원거리비행의 탑승수속을 할때면 반드시 묻는 말이 『금연석이냐,흡연석이냐』다. 80년대 중반 이전까지만해도 『금연석을 달라』는게 소수였다. 90년대 들어와서는 「흡연석」이 극소수로 변했다. 그래서 수속때 「흡연석을 달라」는 말을 하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세상이 됐다. ◆금연운동이 가장 세찬 미국에서는 요즘 호텔 입실수속을 할 때도 「스모킹 오어 논스모킹」을 캐묻는다. 이때 잘못 알아듣고 어물쩍 대답했다가는 망신을 당하고 금전적 손해까지 입을 수 있다. 호텔방마저 비흡연자용과 흡연자용을 구분해놓고 투숙객을 받기에 이르렀다. 호텔방에서 한대 피운다가 누가 알겠느냐고 했다가는 낭패를 당하기 일쑤다. ◆호텔방안에 담배연기 감지기가 설치돼있어 「한대 실체」도 용서를 안한다. 감지기가 연기를 알아채고 울어대면 25달러(2만원)의 벌금을 물게 된다. 이건 괜한 엄포가 아니다. 최근 미국 여행길에서 골초 동료가 당한 체험담이다. 그러다보니 골초들은 호텔이나 공공장소에서는 추하고 비좁은 흡연구역에 몰려들어 「한대」를 피워물어야 하니 마치 마약이나 하는 것 같은 죄의식까지 갖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에 비해 독일에서는 아직도 흡연에 대해 상당히 관대하다. 지난해 10월 베를린 필하모니홀에서 가을시즌 연주회를 들은 적이 있다. 중간 쉬는 시간에 연주장 밖 홀에 몰려나온 관객들은 서로 어우러져 코피와 음료를 마시고 담배 한모금씩을 스스럼없이 삼키면서 담소하고 있었다. 미국의 공공장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어찌됐건 우리도 금연운동이 상당히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그 결과로 올들어 5월말까지 전국의 담배소비량이 작년 동기보다 0.8%인 1천6백52만갑이 감소했다고 한다. 그런데 서울시민들의 소비량만은 비슷했다. 이상하다. 각종 공해로 더 많이 시달리는 서울시민들이 담배만이라도 덜 피워야 할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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