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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통령 민족사 정립 역설/국사편찬위원 청와대 오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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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통령 민족사 정립 역설/국사편찬위원 청와대 오찬

입력
1993.07.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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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민정부는 임정법통 계승”/참석자들 “역사를 대학 필수과목으로” 요청김영삼대통령은 23일 낮 청와대에서 박영석위원장 등 국사편찬위원 11명과 오찬을 함께하고 민족사 정립 등을 강조했다.

▲김 대통령=모처럼 여러분을 초청해 칼국수 밖에 못드려 죄송합니다. 최근 외국 국가원수들을 초청했을 때 한국음식을 대접했더니 맛있다며 더 좋아했습니다.

▲전상운위원=일본의 경우 해외에 상품을 수출할 때 먼저 문화예술부터 상륙을 시킵니다. 우리도 측우기와 도자기 등 우리의 옛 과학기술을 먼저 소개한후 우리 상품을 가지고 해외에 진출하면 외국에서 우리 상품을 정통있는 나라의 상품으로 신뢰를 보낼 것입니다.

▲고병익위원=국사편찬위원회가 있는 나라도 있고 없는 나라도 있습니다. 국사편찬위원회를 각 대학의 대학원과 연계토록 하면 좋겠습니다.

▲김정배위원=6공때 대학에서 역사과목이 필수과목에서 제외됐는데 이를 되살려야 합니다. 유신때 국사책을 한군데서 만드는 국정교과서로 정해 사고의 경직성과 획일화가 빚어지고 국수주의적 사고를 낳는 등 폐단이 많았습니다. 다양한 역사관을 키우고 학계가 공동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역사교과서를 「검인정교과서」로 바꿨으면 합니다.

▲정영호의원=한국사 연구에서 향토사연구가 대단히 중요합니다. 70년대 하반기 각 시도에 문화재과를 신설해 향토사 연구에 중추적 역할을 했는데 80년대초 이를 폐지했습니다. 89년에 이를 문화예술과로 복원했으나 문화예술 전문요원들로 채워지지 않았습니다. 시·군단위에도 문화예술담당 전문요원을 1명쯤 배치해야 할 것입니다.

▲차문섭위원=역사과목을 모든 대학의 필수과목으로 해야 합니다. 지방자치시대 개막과 함께 전통적인 축제와 향토사 연구 등을 통해 국가의식과 공동체 의식을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

▲한영우의원=한민족은 문화대국으로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세종대왕의 문예전성시대,정조때의 규장각 건립 등 문예부흥시대와 문민정부를 비교할 때 약 3백년을 주기로 문예전성기가 도래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문민정부의 문예부흥에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남북통일에 대비,민족사적 정통성 확립차원에서 체계적으로 북한의 자료도 발굴해 연구 보급했으면 합니다.

▲김 대통령=그동안 우리 역사가 오도된데 대해 마음 아프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신문이나 방송 다큐멘터리에 자기 위주의 증언이 많아 역사인용과 기록이 많이 오도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문민정부는 이 땅에 민주공화정을 처음으로 연 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어받았습니다. 임정요인 다섯분의 유해를 8·15에 앞서 중국으로부터 봉환하는 것도 늦었지만 민족정기를 세워 바로잡자는 뜻입니다.

나는 학생들에게 반드시 역사를 배우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21세기를 전망한 폴 케네디의 책을 읽었는데 한국이 60년대의 가난을 털고 성장한 가장 큰 이유가 교육이라고 지적했더군요. 교육개혁에 큰 관심을 가지고 백년대계를 내다보고 신중히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최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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