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게릴라 타지크 반군 지원/러시아,수비대 피습 무력대응중앙아시아 타지크공화국의 국경을 수비하고 있는 러시아군과 타지크 반군 사이에 대규모 유혈충돌 사태가 발생함으로써 이 지역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는 아프간내 무자헤딘 게릴라측이 타지크 반군을 지원하며 이 지역 분쟁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고 판단,무력행사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혀 「제2의 아프간 전쟁」으로 비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타지크 반군과 아프간 민병대는 14일 아프간타지크 국경을 수비하고 있는 러시아군을 공격,25명을 사살하고 수십명의 부상자를 냈다.
타지크 반군은 아프간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데 무자헤딘 게릴라들은 군사훈련은 물론 각종 무기까지 공급하고 있으며 아프간 제55포병사단이 지원사격까지 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측은 사태가 긴박해지자 그라초프 국방 및 바란니코프 보안장관을 타지크의 수도 듀샨베로 급파,상황을 파악하게 하는 한편 국경수비대의 병력을 증강하고 아프간이 국경분쟁에 개입하지 말 것을 강력하게 경고했다.
블라미디르 본다렌코 러시아 보안부 참모총장은 『국경수비대는 이미 발포명령을 받았다』면서 『만약 국경분쟁이 중지되지 않는다면 러시아군은 아프간지역을 공격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반군을 지원하고 있는 아프간측은 이에 대해 러시아의 포격으로 민간인 3백여명이 사망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며 러시아측이 국경분쟁을 명분으로 아프간을 공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번 분쟁은 러시아와 아프간 무자헤딘 게릴라간의 해묵은 원한관계와 타지크의 내전 등과 겹쳐 쉽게 해결될 가능성이 없다.
구 소련과 아프간 무자헤딘 게릴라측은 79년부터 89년까지 무려 10여년간 전쟁을 계속했으며 양측은 아직도 적대적인 감정을 버리지 않고 있다.
91년 구 소련이 붕괴된 이후 타지크가 독립함에 따라 러시아는 아프간과 국경을 직접 맞대는 상황은 피하게 됐으나 타지크에서 내전이 발생하는 바람에 러시아가 이에 개입,아프간과의 분쟁에 휘말리게 됐다.
타지크에는 현재 친공산계 라프모노프정권이 들어서 있는데 아프간에 거점을 둔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을 중심으로 한 회교 반군들이 회교정부 수립을 겨냥,무력공세를 계속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11월 내전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자 타지크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여 제201 기갑사단을 듀샨베에 배치,반군을 타지크 국경 밖으로 몰아냈다.
현재 아프간과 타지크,인근 우즈베크 국경지역에는 약 6만명의 타지크 반군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러시아와 아프간의 관계가 악화되자 러시아의 진보적 언론들을 타지크국경에 배치된 러시아군을 철수시켜 「제2의 아프간전쟁 발발」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하지만 러시아군내 강경파들은 이 분쟁의 책임은 전적으로 아프간측에 있다면 러시아군의 공격이 도덕적으로 볼때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서방 외교전문가들은 러시아 군부가 타지크 국경분쟁을 러시아가 외세에 더이상 양보할 수 없다는 강경한 의지를 천명한 상징적인 사건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자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구 소련의 각 공화국에 현재까지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데 만약 타지크 국경분쟁에서 양보할 경우 앞으로 나타날 영향력 사실을 크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러시아와 아프간,타지크 정부와 반군측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엔평화유지군의 배치나 분쟁의 외교적 해결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관측된다.<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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