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언 번복우려 도미 묵인”/변호인/“진실규명 위해 귀국 종용”/검찰슬롯머신업계 대부 정덕진씨(53·구속) 동생 정덕일씨(44)로부터 6억원을 받은 국민당 의원 박철언피고인(52)에 대한 2차 공판은 유무죄 판단의 열쇠를 쥔 증인 홍성애씨(43·여)가 출석하지 않아 알맹이 빠진 재판이 됐다.
홍여인이 2차 공판을 1주일 앞둔 13일 아들과 함께 돌연 미국으로 출국한 배경을 놓고 검찰측과 변호인측은 팽팽한 공방을 벌였다.
변호인측은 홍여인의 출국배경을 놓고 『검찰이 일방적으로 유리한 진술만 받은뒤 변호인측의 반대신문을 봉쇄하려는 저의가 엿보인다』며 『반대신문권을 인정하지 않는 재판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측은 또 『검찰이 증거보전 절차를 통해 증거를 확보했다하더라도 증인이 법정증언을 피하는 상황에서 신빙성에 의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변호인측은 『박 의원 재판에서 가장 중요한 증인인 홍여인에 대해 출국금지하지 않은 것은 법정에서 진술을 번복할 우려 때문』이라며 『검찰측은 홍여인의 출국을 묵인한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측은 『홍여인이 출국한 것은 법정에 몰려온 박 의원 지지자들로부터 변을 당할지 모른다는 신변위협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측은 『증거보전 절차만으로도 증거능력을 인정받은 확립된 대법원 판례가 있으므로 증인을 신청하지 않아도 상관없었으나 박 의원이 「정치보복」 「표적수사」 운운하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홍여인을 법정에 세워 진실을 밝히기 위해 오히려 증인으로 신청했다』며 『여러경로를 통해 홍씨의 귀국을 종용하고 있다』고 맞섰다.
어쨌든 홍여인의 출국으로 검찰은 법정에서 증언번복의 위험부담을 덜게 됐으며 변호인측으로서는 박 의원과 홍 여인의 「특별한 관계」가 사실로 입증될 우려없이 홍여인 진술의 신빙성을 따질 수 있게 됐다.<이진동기자>이진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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