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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분간 영장집행… “싱거운 마무리”/율곡수사 종결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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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분간 영장집행… “싱거운 마무리”/율곡수사 종결안팎

입력
1993.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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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구씨등 출두때와 달리 착잡한 얼굴/검찰,재벌관계자 수사엔 비호태도 여전○…율곡사업 비리에 대한 검찰수사는 17일 하오 4시30분부터 약 18분간에 걸쳐 이종구 전 국방장관 등 5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집행하는 것으로 일단락돼 「건국이래 최대 비리사건」의 결말치고는 「싱겁다」는 느낌을 주었다.

구속영장 집행에 이어 대검청사 8층 회의실에서 있은 검찰의 수사결과 종합발표도 TV중계와 사진촬영이 금지된채 공식발표문조차 없이 이뤄져 검찰이 「조용히」 수사를 마무리짓는데 역점을 두었음을 여실히 입증했다.

○…이날 메모한장 없이 구두로 구속영장 요지만을 간단히 설명한 김태정 중수부장은 이번 수사가 개인의 군납관련 비리수사로 격하됐다는 지적에 『율곡사업 전체에 대해서는 감사원이 충분히 감사,조치를 취했기 때문에 검찰은 사법처리가 필요한 사안만 수사했다』며 「당연하다」는 반응.

김 중수부장은 또 『범죄의혹이 있다고 모두 수사를 하면 나라가 망한다는 것이 지론』이라고 강변하는가 하면 『우리가 TV화면에 나와 전직 군고위인사의 비리사실을 발표하면 군의 사기를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영장이 집행된 전직 군고위관계자들은 대체로 전날 출두할 때와 달리 착잡한 표정에 뭔가 「불만」이 있는듯한 인상을 남겼으나 기자들의 질문에는 구체적 답변을 피했다.

이상훈 전 장관은 『김우중 대우회장의 돈을 횡령한것이 사실이냐』는 질문에 『나중에』라고 짤막하게 대답한뒤 차에 올랐다.

김철우 전 해참총장은 『억울하지 않느냐』고 묻자 『괜찮다』면서 『조용할 때 다시 얘기하자』고만 답변했으며,한주석 전 공참총장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종구 전 장관은 사진기자들의 촬영요구에 일일이 응한뒤 『수고많았습니다』고 인사하는 등 여전히 여유있는 모습.

그는 『혐의사실이 모두 사실이냐』고 묻자 『자세한 것은 변호사에게 물어보라』며 『물의를 빚어 죄송합니다』라고 시종 차분하게 대답했다.

○…조중건 대한항공 부회장 정몽구 현대정공 회장 등 재벌그룹 관계자들의 소환조사 사실을 며칠씩 숨겨 비난을 받았던 검찰의 「재벌비호」 태도는 마지막까지 이어졌다.

김태정 중수부장은 이상훈 전 장관과 김종휘 전 청와대수석에게 돈을 준 혐의를 받은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에 대해 당초 『16일 하오 시내 검찰청사로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으나 실제는 지난 15일부터 이틀동안 삼청동 검찰안가에서 은밀히 조사하는 「배려」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검찰은 예금계좌 추적에서 대우측이 김 전 수석에게 5천만원을 건넨 사실을 확인하고도 『김우중회장의 비서실장 신모씨가 돈심부름을 한 것으로 추측되지만 신씨가 미국에 가 있어 확인할 수 없다』고 얼버무린채 김 회장을 무혐의처리,조 대한항공 부회장,정 현대정공 회장 등을 불구속입건한 것과 대조를 보였다.<장현규·이진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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