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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걷어붙인 황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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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걷어붙인 황 총리

입력
1993.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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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 이견땐 총리실로” 정부 정책주도 의욕/「안팎 비판씻기」 조용한 처신탈피 제목소리취임 5개월째를 맞고 있는 황인성 국무총리가 그동안의 소극적인 행보에서 탈피,「무게중심」을 잡아가며 내각을 장악하기 위한 적극적 자세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황 총리는 15일 상오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각 부처는 주요정책을 결정하면서 부처간에 이견이 있을 경우 총리실의 조정을 받도록 하라』고 지시한뒤 『총리실이 앞으로 모든 정책을 종합판단,통합조정토록 할 것』이라고 말해 그의 내각 장악의지가 단호함을 밝혔다.

황 총리가 국무회의에서 이같은 지시를 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황 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 13일 김영삼대통령이 국무위원 조찬간담회에서 내각의 자성과 분발을 촉구한 질책성 지시와 무관치 않다고 볼 수 있다.

김 대통령의 「질책성 지시」가 그동안 내각의 혼선과 불협화를 겨냥한 것이었다는 점에서 황 총리의 각오는 더욱 단단한 것 같다.

국무총리의 행정조정역이나 실무 통괄기능은 헌법과 관계법규에 규정된 절차이며 당연한 수순이다.

그러나 황 총리가 국무총리실은 그동안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는 김 대통령의 개혁드라이브에 가려 총리의 위상이 약화된 측면도 없지 않으나 대통령중심제 아래서 총리 권한의 한계와 황 총리 자신의 조용한 움직임 등 복합적인 요인 때문이었다는 지적이다.

다시 말해 정부의 모든 정책이 청와대 중심으로 움직이다보니 총리실의 입지는 상대적으로 약화되었고 이 과정에서 황 총리도 「엉거주춤한」 자세를 취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부가 발표하는 새로운 정책들이 체계적이거나 일관성을 갖지 못하고 혼선과 마찰을 빚어온 것이다.

또 황 총리 자신의 조용한 처신도 총리와 총리실의 위상을 높이지 못하는 요인이었다.

그러다보니 「황인성내각」 자체가 그리 후한 평점을 받지 못하는 형국이 되었다.

황 총리는 이같은 안팎으로부터의 비판을 과감히 씻어내기 위해 앞으로는 팔을 걷어붙이고 내각을 장악하고 정부정책을 주도하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그는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총리역할을 「가정주부」에 비유하며 『이제부터는 정상적인 정부조직의 활동을 통해 능률의 극대화를 이뤄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따라서 황 총리가 이날 국무회의에서 내각에 「주문성 지시」를 한 것은 표현적으로는 내각의 팀웍을 강조하고 내부적으로는 자신이 총리로서 주어진 역할을 다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조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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