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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털웃음 사라진/민자 황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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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털웃음 사라진/민자 황 총장

입력
1993.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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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명주 패배 “만회” 보선승리 발등의 불/계파간 갈등해소­실언 상처등 “어깨 한짐”「호쾌한 웃음과 가식없는 언동」

민자당의 황명수 사무총장을 특징짓는 말들이다.

그러나 요즘의 황 총장은 그렇질 못하다. 말수도 적어졌고 웃음도 엷어졌으며 사람들 사이를 떠나 혼자있는 경우가 많아졌다. 누가 보아도 목하 「고민중」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요사이 그를 짓누르고 있는 가장 큰 짐은 8월 중순께로 예정된 두차례 보선이다.

춘천이나 대구 동을 모두 간단한 싸움이 아니다. 더군다나 그에게는 아직까지도 지난 명주·양양보선의 패배가 아픈 기억으로 남아있다.

당시 여권 일부에서 제기됐던 「책임론」 시비가 황 총장으로서는 여간 껄끄럽지 않았을 것이다.

여기에 춘천보선의 후보공천 과정마저 순조롭지 않아 화가 겹친 꼴이 됐다. 이를 의식한듯 황 총장은 요즘 강원·대구지역 지구당 위원장들과 자주 만나고 있다.

13일 아침에도 대구지역 위원장들과 함께 보선대책을 협의했다. 또 김윤환·김용태의원 등 TK 중진의원들과도 부지런히 접촉,협조를 당부했다. 공천과정에서 이 지역 민정계 위원장들의 의견을 전폭적으로 수용한 것도 「최소한 싸움에서는 이겨야겠다」는 생각이 앞섰기 때문이다.

여기에다가 민정·민주계 사이의 끊임없는 긴장관계는 당무를 책임지고 있는 황 총장에게는 목에 가시같은 사안이다. 더구나 명주·양양 보선 패배이후 부쩍 민정·공화계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친정인 민주계 내부에서조차 이상한 눈초리를 받는 처지가 됐다. 민주계 「동지」들중 일부가 『황 총장이 사람이 너무 좋아 다른 계파의 기를 살려줬다』는 불평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권력의 중심부를 형성하고 있는 민주계 내부 인사들 사이에서 파열음이 들리고 있다」는 출처를 확인할 수 없는 소문도 황 총장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이와관련,『실질이 어떠하든간에 민주계중에서는 당의 최고지위에 있음에도 불구,계파 「장형」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한게 아니냐』는 일부의 지적에 황 총장측은 무척 신경을 써야 하게 됐다.

황 총장 자신의 잇단 실수도 그를 아끼는 사람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대표적인 예가 이기택 민주 대표에 대한 「한방」 공격과 「공무원 자가용 출퇴근 금지 건의」 발언. 황 총장은 후자에 대해서는 지난달 22일의 청와대 독대에서 김영삼대통령으로부터 가볍지 않은 「주의」를 들었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었다. 그러나 「한방」 발언파문은 『김 대통령이 너털웃음을 웃고 말았다』는 전언으로 별 후유증을 남기지 않고 유야무야됐다.

이처럼 당내외의 사정이 매우 버거운듯이 보이는데도 불구,황 총장측의 향후 「기상관측」은 조심스럽지만 낙관적이다.

황 총장측이 내세우는 그의 가장 큰 강점이자 밑천은 그가 「욕심없는 남자」라는 사실. 황 총장은 평소 『이미 신문에 오르내린 것만으로도 15대 당선을 위한 선거운동은 충분히 된 셈』이라는 말로 자신의 「무욕」을 강조하고 있다. 황 총장 주변에서는 『언제라도 물러날 수 있다는 심정으로 자기 할바를 다하겠다는게 황 총장의 진심』이라고 주장한다.

여기에는 황 총장 특유의 낙천적 성격이 일조를 했음은 물론이다.

「무른 사람」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황 총장측은 쉽게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내놓는 증좌가 지난달의 서울 강남갑 조직책 인선. 황 총장은 김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는 황병태 주중 대사의 「지역구 사수」 의사를 물리치고 서상목 정조실장을 조직책에 관철시켜 모처럼만에 명분있는 「뚝심」을 보였다는 평을 들었다.

이와함께 『황 총장이 취임초부터 「화합과 위계질서」를 외치며 노력한 까닭에 그나마 당이 평화로워졌다』는 민정·공화계의 평가,『황 총장은 쉽게 매료될 수 있는 인간적인 정치인』이라는 사무처 당료들의 시각도 황 총장을 고무시키는 요소들이다.

민주계 「집안단속」에는 최형우 전 총장 등이 도움을 주고 있다는 후문이다.

어떻든 황 총장은 고민만하고 있기에는 그의 앞에 놓여진 과제들이 너무 많다. 바로 이 점이 더 큰 고민인지도 모른다. 특히 두차례 보선결과는 그의 정치적 성패와 곧바로 연결될 수 있을 정도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번 여름은 황 총장에게는 다른 어느 때보다도 무덥고 힘겨운 날들이 될 것 같다.<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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