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한말 미주지역에서 활약했던 애국지사 전명운의사(1884∼1947)의 유해가 LA에 안장된지 46년만에 동작동 국립묘지로 이장된다.전 의사의 유일한 생존 혈육인 딸 마거릿 전씨(70)가 아버지 이장문제에 동의함으로써 전 의사는 이제 조국의 품에서 영생하게 됐다.
전 의사는 1908년 3월22일 미 오클랜드 역전에서 장인환의사(1877∼1930)와 함께 친일파 미국인 더함 화이트 스티븐스를 살해한 사람이다. 고종황제의 외교고문이었던 스티븐슨은 휴가차 귀국,샌프란시스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일본의 한국통치는 한국민 모두가 바라는 것』이라는 망언을 했다.
신문보도를 보고 격분한 전 의사는 오클랜드역에 나가 기다리고 있다가 권총으로 스티븐스를 저격했으나 불발로 끝나 격투를 벌였고 우연히 뜻을 같이했던 장 의사가 권총을 발사,스티븐슨을 살해했다.
전 의사는 97일간 옥고를 치른뒤 풀려났고 장 의사는 25년형을 선고받아 복역하다가 11년만에 가석방됐다.
평양도출신으로 1905년 미국에 이민,거사당시 미주지역 독립운동단체인 공생협회 회원으로 활약하고 있었던 전 의사는 그뒤 샌프란시스코와 스탁튼 등에서 살았으며 29년 LA로 이주,세탁소 등을 경영하다 63세로 숨졌다.
전 의사와 장 의사는 62년에 건국공로훈장이 추서됐다. 이중 장 의사의 유해는 75년에 국립묘지로 이장됐다.
그러나 전 의사의 사망 연월일과 묘소위치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가 한국일보 미주본사에 의해 81년에야 이스트 LA 갈보리천주교 묘원에 묘가 있음이 확인(한국일보 81년 3월1일자 보도)됐다.
한국정부는 95년 광복 5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해외 독립유공자 유해봉환사업을 추진,전 의사의 두딸중 2녀인 마거릿 전씨와 접촉해 이장동의를 받고 이장시기 결정만 남겨둔 상태이다.
마거릿 전씨는 『가족이 있는 이곳에 묘소를 간직하고 싶지만 언니도 88년에 돌아가시고 선친도 원하실 것 같아 이장을 결정했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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