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개혁풍향 변화없다”/김 대통령,각료·수석비서관 간담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개혁풍향 변화없다”/김 대통령,각료·수석비서관 간담회

입력
1993.07.14 00:00
0 0

◎분위기 다시 틀어잡기/“사정완화” 일부 기대감에 쐐기/「맑은 공직사회」 기본방향 강조김영삼대통령은 13일 개혁사정에 대한 일부의 「궤도수정론」 또는 「속도조절론」에 또 한차례 쐐기를 박았다.

김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전 국무위원과 청와대 수석비서관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조찬간담회를 주재,중단없는 개혁을 거듭 역설했다.

오히려 공직사회에 대한 사정이 더 강력히 추진될 수 있다는 경고까지 포함시켰다.

김 대통령이 강력한 경고를 공직사회에 보낸 배경에는 시점상의 중요성과 그럴만한 이유가 깔려 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새정부 출범 5개월째가 되면서 뭔가 느슨해진 감이 든다』고 했다.

『이제는 좀 풀리겠지』하는 막연한 기대가 슬슬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고 본 것 같다.

취임 4개월을 넘기던 시점부터는 여러가지 일도 터졌다. 현대그룹 노사분규와 한약조제권 분쟁 등 현안이 돌출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내 불협화음도 노출됐다.

새정부의 개혁정책이 마치 시험대에 선듯한 인상을 준게 사실이다.

김 대통령은 이 틈을 타 개혁돌풍에 움츠러들었던 수구세력의 목소리가 이곳 저곳에서 커지고 있다고 본 것이다.

사정 때문에 공무원사회의 무사안일 풍토가 확산되고 있다는 지적이 수구세력의 불만과 혼재돼 설득력을 지닐 정도에 이르렀다. 사정으로 인한 공무원들의 무사안일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12일 밤 경제계 원로들과의 만찬모임에서도 일부 참석자의 입을 통해 나왔다.

김 대통령 자신이 정부의 사정활동으로 경제계가 위축돼있다는 우려를 감안,재계 총수들과 모임을 갖는 등 현실을 고려하는듯한 태도를 보인 것이 일각서 속도조절로 오해된 측면도 있다.

김 대통령은 여기서 다시 특유의 명분있는 정면 돌파를 생각했다고 할 수 있다.

무사안일 풍토에 대한 경고는 물론 공직사회의 이권개입과 인사청탁에 대한 사정이 강도높게 추진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또 개혁정책이 사정활동 위주에서 제도개혁으로 옮겨간다는 점이 곧장 사정강도의 약화나 속도조절로 인식될 우려가 있다고 보았을 것이.

공직자 재산등록의 시작에 때맞춰 「깨끗한 정부,맑은 공무원」이 기본정책 방향임을 강조했다는 뜻도 있다.

결국 이 시점에서 느슨해진 분위기를 틀어잡지 않고서는 2단계 개혁이 어렵다고 생각한 것이다.

김 대통령은 이날 각론 하나하나에도 무게를 실었다.

국무위원들에게 이권개입과 인사청탁을 하는 정치인 등의 명단을 직접 보고토록 한 것은 그런 일이 지금도 벌어지고 있음을 김 대통령 자신이 잘 알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통령은 이를 입증하듯 『보고하지 않아도 다 알 수 있다』고 했다.

공직자들이 업체 등으로부터 휴가비를 받는 관행 역시 여전하다는 것이 민정수석비서관 시절의 여론동향 파악으로 확인됐다는 얘기이다.

기업체들에서 『올 여름엔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물어보고 다니는 것이 탐지됐고 과거처럼 달라고는 안해도 주면 받더라는 반응도 있었다는 것이다.

김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내각에 대해 지난 과오를 질책하면서도 도약의 새 출발을 앞두고 심기일전을 당부했다는 의미도 있다.

김 대통령은 우선 정부의 새 정책이 체계적이지 못하고 일관성이 없어 혼선이 있었던 점을 내각은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으로는 부처간 당정간에 확정된 안을 발표하고 일단 확정된 정책은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고 당부로 이어졌다.

이젠 업무를 파악했을 때가 됐으니 뚜렷한 목표를 세워 추진해 나가고 국민앞에 분명한 입장을 밝힐 수 있어야 한다는 「당당한 자세의 책임론」도 강조됐다.

김 대통령은 이날 『앞으로 발견되는 부정과 비리는 지난 4개월간 과거를 묻던 처벌에 비할바 안되게 강하게 추궁할 것』이라고 했다. 일단은 분위기가 풀어지려는 것을 경계라는 경고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앞으로도 계속될 개혁의 강도를 예고하고 있다.<최규식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