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지원 9바퀴 완주 건강과시/「대도무문」 선물에 진지한 표정○몸풀이,두바퀴 더 돌아
▷조깅◁
○…김영삼대통령과 클린턴 미 대통령은 11일 상오 청와대 녹지원 트랙에서 15분20초동안 조깅을 함께 하며 굳건한 우의를 다졌다.
양국 정상은 이날 상오 8시5분부터 8시20분20초까지 전장 2백65m인 트랙 아홉바퀴 2천3백85m를 완주한뒤 다시 두바퀴를 걸으면서 몸풀이 운동.
김 대통령과 클린턴 대통령이 「민주주의를 위한 조깅」이라는 주제로 함께 한 조깅 및 워킹 거리는 모두 2천9백15m였다.
또 트랙을 한바퀴 도는데 평균 1분42초가 걸렸는데 이는 시속 9.6㎞ 속도로 김 대통령이 평소에 뛰던 시속 8㎞보다 다소 빠른 편이다.
양국 정상의 조깅에는 양측 통역인 박진 청와대 공보비서관과 미 국무부 소속 김동현씨,양국 경호원 1명씩이 참여해 모두 6명이 함께 뛰었다.
김 대통령과 클린턴 대통령은 조깅을 하면서 그치지 않고 얘기를 나누었는데 서로 상대방의 평소 조깅복장에 맞춰 옷을 입고 나오는 바람에 옷차림이 서로 달라 한동안 파안대소.
김 대통령은 셔츠만 입고 뛰는 클린턴 대통령을 감안해 평소입던 땀복대신 흰색 트레이닝 바지에 군청색 줄이 있는 흰색셔츠를 입었으나 클린턴 대통령은 김 대통령이 평소 땀복을 입는 점을 고려,검은색 바지와 뒤에 아칸소 주명이 새겨진 붉은색 땀복 상의를 착용하고 나온 것.
김 대통령은 『뛰는 것은 자기와의 싸움이며 거기서 많은 것을 배운다』고 20년간의 조깅에서 터득한 「조깅철학」을 소개했다.
김 대통령은 또 『어제 한 일과 오늘의 일,그리고 미래를 생각할 수 있어 정신건강에도 좋다』며 『조깅은 부드러운 흙위에서 해야지 딱딱한 아스팔트는 적절치 않다』고 「조깅건강론」도 설명했다.
이를 진지하게 경청한 클린턴 대통령은 『나는 매일 뛰지는 못하고 가끔 20분씩 뛴다』면서 『김 대통령이 매일 30분씩 뛴다고 하니 나도 그렇게 해보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또 『땀복을 입고 뛰어보니 같은 거리에도 운동량이 많은 것 같아 앞으로는 땀복을 입고 뛰겠다』고 김 대통령의 설명을 적극 수용했다.
○혹시 비올까 신경
○…조깅이 끝난뒤 김 대통령은 쓰고 있던 흰색 모자를 클린턴 대통령에게 기념으로 벗어주며 앞에 금색으로 새겨진 무궁화를 『우리나라 국화』라고 설명했다. 클린턴 대통령도 조깅 때 착용한 모자와 똑같은 새모자를 김 대통령에 선물했는데 이 모자는 백악관 상징색인 군청색에 미 대통령 휘장이 그려져 있다.
이어 김 대통령이 관저에서 샤워를 하는 동안 클린턴 대통령은 녹지원옆 수영장에서 샤워와 함께 30분간 수영.
클린턴 대통령은 수영하는동안 미 대통령선거때 민주당 주제곡이었던 「늘 미래를 생각하라」와 자신이 좋아하는 색소폰 연주곡이 계속 흘러나오자 매우 기분이 좋은 표정이었다고.
김 대통령은 이날 클린턴 대통령과의 조깅에 앞서 35분 먼저 녹지원에 도착해 트랙을 두바퀴 돌고 두바퀴 걸으며 부족한 운동량을 미리 보충했다.
김 대통령은 평소 새벽 5시20분부터 조깅을 해온 습관에다 비가 오지 않을까 염려한 탓인지 새벽 4시30분에 일어나 TV와 신문을 보며 조깅시간을 기다렸다.
▷조찬회동◁
○…김 대통령과 클린턴 대통령은 이어 청와대 경내 상춘재에서 통역 1명씩만 배석시킨채 아메리칸 브렉퍼스트 정식으로 조찬을 같이하면서 40분동안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환담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노타이에 옅은 분홍색 와이셔츠 차림으로 상춘재에 먼저 도착했고 클린턴 대통령은 밤색바지에 카키색 반팔남방을 입고 나와 원탁테이블과 등나무 의자에 자리를 잡아 편안한 분위기.
김 대통령은 이때 클린턴 대통령이 반팔 남방 차림인 것을 보고 자신도 와이셔츠 소매를 걷어올려 클린턴 대통령이 더욱 편하도록 했다.
○전통가옥 구조 관심
클린턴 대통령은 대형 대들보를 가리키며 『오래된 집인가』라며 깊은 관심을 표시했고 김 대통령은 『오래전에 지은 집은 아니나 전통가옥을 뜯어 옮겨다 지은 것이며 대들보는 태백산맥지역의 산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환담도중 『김 대통령이 야당시절 가택연금,단식 등 많은 탄압을 받았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이런 분이 대통령으로 당선돼 민주개혁을 힘차게 추진해 나가는 것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방한소감을 피력했다.
김 대통령은 『어려운 시절도 겪었고 많은 탄압을 받았지만 앞으로 정치보복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과거사 문제는 역사의 심판에 맡겨야 한다고 공약을 했으며 용서는 하되 잊지는 말아야 한다』고 자신의 정치철학을 소개했다.
조찬회동에서 양국 정상은 핫라인과 다름없는 24시간 상시 통화체제 구축에 즉석 합의했다.
김 대통령은 조찬후 자개롱과 문방사우 등이 있는 방으로 옮겨 클린턴 대통령에게 「대도무문」이라는 휘호를 써주었으며 클린턴 대통령은 매우 흥미로운 표정으로 서예장면을 세심히 관찰.
김 대통령은 『이 뜻은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정정당당하게 자세를 취하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휘호의 의미를 설명해주자 클린턴 대통령은 『언제나 가까운 곳에 두고 그 뜻을 생각하겠다』고 사의를 표명했다.
▷선물◁
○…이번에 김 대통령은 클린턴 대통령에게 이 휘호만을 선물했고 부인 손명순여사는 힐러리 여사에게 자개보석함을 선물했다. 또 클린턴 대통령은 이에 앞서 지난 10일 김 대통령에게 조깅복과 조깅화를 선물했고 힐러리 여사는 손 여사에게 사과모양과 크기의 크리스탈 장식품을 선물했다.
▷전송◁
○…김 대통령과 클린턴 대통령은 조찬회동을 마친뒤 상오 9시45분께 상춘재를 나서 정상회담 일정을 모두 종료했다.
김 대통령과 클린턴 대통령은 상춘재앞 녹지원 잔디밭을 가로질러 승용차가 있는 곳까지 1백여m를 나란히 걸으며 작별인사를 했다.
김 대통령은 클린턴 대통령에게 『먼 여정에 피곤하시겠다』고 인사를 건넸고 클린턴 대통령은 『환대에 감사한다』며 『특히 한국의 민주발전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답례했다.
특히 클린턴 대통령은 승용차에 타기직전 미국 기자의 질문에 『북한이 NPT체제안에 잔류하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남기고 싶다』고 이번 방한의미를 정리한뒤 상오 9시52분 청와대를 출발했다.
▷힐러리 여사◁
○…클린턴 대통령 부인 힐러리 여사는 어머니 로뎀여사가 10일 저녁 청와대 만찬에도 참석하지 못하는 등 건강이 좋지 않고 비가 내리자 이날 당초 계획했던 비원관광을 취소했다.
힐러리 여사는 이날 상오 숙소인 미 대사관저 근처의 정동교회에 가 일요예배를 본 다음 클린턴 대통령의 전방시찰에 동행했다.
▷이한◁
○…클린턴 대통령 내외는 이날 낮 내린 호우로 일정이 순연되면서 예정보다 30분 가량 늦어진 하오 7시께 서울공항을 통해 이한.
대통령 전용기 탑승에 앞서 클린턴 대통령을 환송나온 한승주 외무장관과 한동안 얘기를 나눴으며 부인 힐러리 여사는 한 장관의 부인과 손을 꼭잡으며 재회를 다짐.
클린턴 대통령 내외는 트랩을 오르며 도착 때와는 달리 손을 크게 흔들어 방한기간의 후의에 감사의 뜻을 한껏 표시.<최규식기자>최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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