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 해결」 인기지도력 회복 속셈/적용대상 명시안돼 본회담서 갈등일듯사실상 결렬된 것으로 보였던 미일간 포괄 경제협의의 기본틀에 대한 양국의 협상이 10일 타결된 것은 첫 외유에서 국내의 낮은 인기를 만회하기 위한 외교상의 득점을 노린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미일관계의 최대 현안 해결로 실추된 지도력을 회복해보려는 미야자와 기이치(궁택희일) 일본 총리와 정치적 결단의 합작품으로 지적된다.
미일 양국은 지난 4월 정상회담에서 포괄 경제협의회의 기본틀을 동경 G7 회의 때까지 짜기로 합의했으나 미국측이 일본의 경상흑자 감축과 관련해 구체적인 수치목표를 설정하자는데 대해 일본측이 관리무역과 다를바 없다며 거부해 협상은 공전돼왔다.
미야자와 총리는 이처럼 교착상태에 빠진 협상에 돌파구를 마련키 위해 G7 회의 개막직전 수치목표 대신에 구체적인 구속력이 없는 「참고목표」를 제시한 양보안을 담은 친서를 클린턴에게 보냈다. 그러나 결과를 중시하는 클린턴은 수치목표에 대한 집념을 버리지 않았다. 그 결과 지난 6일 1차 미일 정상회담에서 포괄 경제협의의 기본골격 확정은 실패로 끝냈다.
그후 미야자와 총리는 G7 회의를 정치적 재기의 기회로 활용하려는듯 통산성과 대장성의 반발을 뿌리치고 외무부 창구를 통해 미국측과 막후교섭을 계속했다.
통산성과 대장성은 미야자와의 양보안이 사실상의 수치목표로 미국측에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며 곧 물러나게 될 「미야자와의 쿠데타」라고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같은 일 관료들의 강력한 반발을 의식한 때문인지 미국측은 8일부터 경상흑자 전체의 감축에 관한 수치목표에 대해선 한발 물러서는 협상자세의 변화를 보였다.
여기에는 G7 경제선언에서 일본의 흑자감축 실천 공약을 포함시킨데 대한 성취감도 한몫했다는 후문이다. 또 막후 협상과정에서 일본측으로부터 대폭적인 삭감에 노력한다는 언질을 받아내 추후 압력용으로 쓸 수 있다는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협상에서 미국은 미일 경제협상이 시작된 이래 최대한의 실익을 거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일본 통산성이 협의대상에서 제외시키려고 안간힘을 쓴 자동차와 그 부품을 협의대상에 포함시킨데다 일본시장 개방에 결정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분야별 시장점유율의 객관적 기준을 도입키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측은 시간에 쫓겨 객관적 기준의 정의와 적용대상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은 불완전한 합의를 하는 바람에 올 가을부터 시작되는 본 회담에서 적지않은 갈등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동경=안순권특파원>동경=안순권특파원>
□미·일 합의 주요내용
▲경상흑자 불균형 시정을 위한 일본의 재정금융정책 강구
▲미국의 중장기적인 재정적자 삭감
▲토의대상
①컴퓨터,슈퍼컴퓨터,위성,의료기기,전기통신 등 정부조달 5개 분야 수입증대
②정부수입 규제완화
③자동차 및 그 부품
④직접투자 촉진
⑤기존의 무역협정 준수
▲환경,기술,인적자원 개발,인구,에이즈 등 논의
▲협상결과 연 2회 정상회담에서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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