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씨 정치재개여부 알길 없어/당운영,교향악단의 지휘자 입장서”이기택 민주당 대표는 8일 하오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개혁 및 야당의 진로,한미관계 등 외교문제에서부터 개인성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질문에 대해 2시10여분에 걸쳐 소상히 답변했다.
이 대표의 관훈토론회 초청연설은 이번이 처음으로 야당 대표로서의 지위에 대한 또 한차례의 「검증」을 받은 셈이다.
이 대표는 정국현안에 대해서는 비교적 「단단한」 답변을 했으나 자신의 정치스타일 등 까다로운 질문에 대해서는 때때로 즉답을 회피하는 신중론을 보였다.
이 대표는 김대중 전 대표의 정치재개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내일 일을 얘기하면 귀신이 웃는다고 했는데 하물며 정치에 대해서는 정말 알 길이 없다』고 전제한뒤 『그러나 현재 그분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는다』고 답변했다.
이 대표는 또 『김 전 대표와 밀착해 정치를 해오다보니 새로운 것을 많이 발견했고 존경하게 됐다』면서 『따라서 김 전 대표와의 관계가 어정쩡하다거나 대립적 관계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험난한 정치역정을 헤쳐오면서 대권주자라는 간판을 내세우지는 않았지만 정치의 길을 걸어온 것 자체가 내 나름대로는 대권의 길을 가는 것』이라고 대통령후보에 대한 의욕을 결코 감추지 않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야당의 목소리가 없다는 지적이 많은데 개혁정국속에서 야당의 역할은.
『야당의 목소리가 낮아져서가 아니라 정권출범 초기인 만큼 국민들의 관심이 김영삼정권에 쏠렸을 뿐이다. 우리는 역할을 다했다고 자부한다. 앞으로도 강한 야당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것이다』
김대중 전 대표의 정계은퇴 의사는 믿을만한가. 또 앞으로 어떤 관계를 맺을 것인가.
『김대중선생의 은퇴는 사실이라고 믿고 있으나 정치재개여부는 알 길이 없다. 그분의 말을 그대로 믿고 싶다. 통합이후 가까이서 대하면서 그분을 존경하고 신뢰하게 됐다. 야당 대표로서 어려움에 부딪칠 경우 다른분들과 마찬가지로 많은 문제를 의논하고 싶다. 이는 홀로서기와는 무관하다. 나는 이미 홀로 서 있다』
5년뒤 대권에 도전할 것인가.
『정치인의 궁극적인 목표는 대권을 잡아 철학과 포부를 펴보는 것이다. YS의 개혁이 흔들리는 것을 보면서 「나라면」하는 생각도 해봤다. 자신을 닦고 정직한 정치를 하다보면 당원과 국민이 지지할 것이다』
15대 총선에서 지역구 출마의사는. 자신의 정치적 기반은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15대 지역구 출마여부는 당론에 따를 것이다. 지난번에도 지역구에서 출마하려했으나 김대중선생의 권고에 따랐다.
YS이후 부산에서의 나의 지지기반은 강력해질 것이고 충청권도 지지기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대별로는 한글세대의 맏형으로서,또 4·19세대의 주역으로서 젊은층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이를 위해 노력하겠다』
내각제 개헌추진 의사는. 또 중대선거구제로의 전환가능성은.
『이 시대는 문민시대로 가는 과도기며 최소 10년은 걸려야 군사통치의 적폐를 말끔히 씻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과도기에 헌법을 고쳐 혼란을 초래해서는 안된다. 대통령직선제는 국민의 피와 땀,희생이 담긴 것으로 좀더 시험해봐야 한다. 또한 완전한 선거공영제와 돈안드는 선거가 정착되기전에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는 것은 곤란하다』
전국구제도의 폐지 용의는.
『솔직히 야당은 전국구제도를 유용하게 이용해 왔다. 그러나 폐지논의가 본격화하면 존속을 고집할 생각은 없다』
여야연합으로 개혁신당을 추진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그렇게 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당의 개혁세에 비해 여당은 개혁파가 소수이다. 그러나 그들이 밀려서 온다면 언제든지 문호를 개방하겠다』
차기 대권경쟁은 4·19세대를 건너뛰어 바로 6·3세대로 갈 것이라는 견해도 있는데.
『4·19 세대나 6·3세대나 비슷한 연령대이다. 함께 같은 세대로 경쟁하고 심판받으면 된다』
지자제 전면실시에 대한 입장은.
『즉각 실시해야 한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9월 정기국회에서 조기단체장선거가 합의되지 않을 경우 민자당은 개혁의지가 없다고 단정하겠다』
변신의 귀재라는 평이 있는데.
『길가다 보면 중도 만나고 소도 만나듯 30년 정치하다보면 정치환경이 수시로 바뀌는 것 아니냐. 3당합당 당시 청와대 오찬에까지 참석했다가 이탈한 것은 오히려 용기와 배짱을 말해주는 것 아니냐. 양김시대를 홀로서기로 버텨내고 오늘까지 온 것은 고집과 배짱이 있기에 가능했다』
리더십이 부족한 것은 아닌가.
『교향악단의 지휘자 같은 입장에서 당을 운영하고 있다. 과거의 카리스마적 지도자와는 스타일이 달라 생소할지도 모르겠지만 당의 민주적 발전을 위해서는 모든 당운영을 민주적으로 해야 한다』<황영식기자>황영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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