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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역정 자체가 대권의길 가는 것”/이기택대표 관훈토론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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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역정 자체가 대권의길 가는 것”/이기택대표 관훈토론 일문일답

입력
1993.07.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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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씨 정치재개여부 알길 없어/당운영,교향악단의 지휘자 입장서”이기택 민주당 대표는 8일 하오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개혁 및 야당의 진로,한미관계 등 외교문제에서부터 개인성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질문에 대해 2시10여분에 걸쳐 소상히 답변했다.

이 대표의 관훈토론회 초청연설은 이번이 처음으로 야당 대표로서의 지위에 대한 또 한차례의 「검증」을 받은 셈이다.

이 대표는 정국현안에 대해서는 비교적 「단단한」 답변을 했으나 자신의 정치스타일 등 까다로운 질문에 대해서는 때때로 즉답을 회피하는 신중론을 보였다.

이 대표는 김대중 전 대표의 정치재개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내일 일을 얘기하면 귀신이 웃는다고 했는데 하물며 정치에 대해서는 정말 알 길이 없다』고 전제한뒤 『그러나 현재 그분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는다』고 답변했다.

이 대표는 또 『김 전 대표와 밀착해 정치를 해오다보니 새로운 것을 많이 발견했고 존경하게 됐다』면서 『따라서 김 전 대표와의 관계가 어정쩡하다거나 대립적 관계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험난한 정치역정을 헤쳐오면서 대권주자라는 간판을 내세우지는 않았지만 정치의 길을 걸어온 것 자체가 내 나름대로는 대권의 길을 가는 것』이라고 대통령후보에 대한 의욕을 결코 감추지 않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야당의 목소리가 없다는 지적이 많은데 개혁정국속에서 야당의 역할은.

『야당의 목소리가 낮아져서가 아니라 정권출범 초기인 만큼 국민들의 관심이 김영삼정권에 쏠렸을 뿐이다. 우리는 역할을 다했다고 자부한다. 앞으로도 강한 야당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것이다』

­김대중 전 대표의 정계은퇴 의사는 믿을만한가. 또 앞으로 어떤 관계를 맺을 것인가.

『김대중선생의 은퇴는 사실이라고 믿고 있으나 정치재개여부는 알 길이 없다. 그분의 말을 그대로 믿고 싶다. 통합이후 가까이서 대하면서 그분을 존경하고 신뢰하게 됐다. 야당 대표로서 어려움에 부딪칠 경우 다른분들과 마찬가지로 많은 문제를 의논하고 싶다. 이는 홀로서기와는 무관하다. 나는 이미 홀로 서 있다』

­5년뒤 대권에 도전할 것인가.

『정치인의 궁극적인 목표는 대권을 잡아 철학과 포부를 펴보는 것이다. YS의 개혁이 흔들리는 것을 보면서 「나라면」하는 생각도 해봤다. 자신을 닦고 정직한 정치를 하다보면 당원과 국민이 지지할 것이다』

­15대 총선에서 지역구 출마의사는. 자신의 정치적 기반은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15대 지역구 출마여부는 당론에 따를 것이다. 지난번에도 지역구에서 출마하려했으나 김대중선생의 권고에 따랐다.

YS이후 부산에서의 나의 지지기반은 강력해질 것이고 충청권도 지지기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대별로는 한글세대의 맏형으로서,또 4·19세대의 주역으로서 젊은층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이를 위해 노력하겠다』

­내각제 개헌추진 의사는. 또 중대선거구제로의 전환가능성은.

『이 시대는 문민시대로 가는 과도기며 최소 10년은 걸려야 군사통치의 적폐를 말끔히 씻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과도기에 헌법을 고쳐 혼란을 초래해서는 안된다. 대통령직선제는 국민의 피와 땀,희생이 담긴 것으로 좀더 시험해봐야 한다. 또한 완전한 선거공영제와 돈안드는 선거가 정착되기전에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는 것은 곤란하다』

­전국구제도의 폐지 용의는.

『솔직히 야당은 전국구제도를 유용하게 이용해 왔다. 그러나 폐지논의가 본격화하면 존속을 고집할 생각은 없다』

­여야연합으로 개혁신당을 추진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그렇게 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당의 개혁세에 비해 여당은 개혁파가 소수이다. 그러나 그들이 밀려서 온다면 언제든지 문호를 개방하겠다』

­차기 대권경쟁은 4·19세대를 건너뛰어 바로 6·3세대로 갈 것이라는 견해도 있는데.

『4·19 세대나 6·3세대나 비슷한 연령대이다. 함께 같은 세대로 경쟁하고 심판받으면 된다』

­지자제 전면실시에 대한 입장은.

『즉각 실시해야 한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9월 정기국회에서 조기단체장선거가 합의되지 않을 경우 민자당은 개혁의지가 없다고 단정하겠다』

­변신의 귀재라는 평이 있는데.

『길가다 보면 중도 만나고 소도 만나듯 30년 정치하다보면 정치환경이 수시로 바뀌는 것 아니냐. 3당합당 당시 청와대 오찬에까지 참석했다가 이탈한 것은 오히려 용기와 배짱을 말해주는 것 아니냐. 양김시대를 홀로서기로 버텨내고 오늘까지 온 것은 고집과 배짱이 있기에 가능했다』

­리더십이 부족한 것은 아닌가.

『교향악단의 지휘자 같은 입장에서 당을 운영하고 있다. 과거의 카리스마적 지도자와는 스타일이 달라 생소할지도 모르겠지만 당의 민주적 발전을 위해서는 모든 당운영을 민주적으로 해야 한다』<황영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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