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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엔 꽃을 사자(장명수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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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엔 꽃을 사자(장명수칼럼)

입력
1993.07.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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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수산부는 최근 개혁바람으로 타격을 받고 있는 화훼농가를 돕기 위해 화요일을 「꽃요일」(화요일)로 정하는 등 꽃 판촉에 나서고 있다. 농림수산부 여직원들은 매주 화요일 과천 제2정부 종합청사 현관에서 동료들에게 꽃을 팔기로 했는데,지난 6일에는 재배농가가 직송해온 경기도 고양의 장미와 강원도 평창의 안개꽃 1백30여만원어치를 팔았다. 농림수산부는 앞으로 가정 직장 요식업소 등을 상대로 꽃 판촉활동을 펴나갈 계획이다.경조사 등 각종 행사에 화환보내기가 도를 넘게 성행하더니 급기야 그것이 개혁대상이 되었다는 것은 참으로 웃지못할 일이다. 이 세상에 축하나 조의를 표하기 위해 꽃보내는 일을 법으로 금하는 나라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말도 안되는 법」을 만드는 것에 반대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화환 주고받기는 한국인들의 과시욕을 만족시키는 대표적인 천민문화로 전락했다.

조촐하게 바구니에 꽃을 꽂아 보내던 아름다운 풍습은 간 곳이 없고,대부분의 행사장들엔 3단·4단으로 남보다 더 크게 보이려는 키다리 화환들이 장승처럼 늘어서 있다. 보낸이의 이름을 요란하게 달고 있는 그 화환들은 행사가 끝나자마자 쓰레기가 된다. 키다리 화환들은 조촐한 꽃바구니처럼 집으로 들고 가서 보낸이의 정성을 두고두고 볼 수도 없고,행사장에 버려야 한다. 버리자면 물론 돈이 든다. 행사장에는 으레 「꽃쓰레기」를 전문으로 치워주는 사람들이 와있다. 그들은 화환을 트럭에 싣고 가서 꽃집에 팔기도 한다.

몇만원에서 몇십만원을 주고 산 화환들은 행사장에 늘어서서 보낸이와 받은 이의 신분을 잠시 과시한후 곧 폐기처분된다. 이런 낭비를 추방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보사부는 가정의례에 관한 법을 개정하여 경조사의 화환을 제한하려하고 있고,국회도 국회의원이 경조사 등에 화한을 보낼 수 없도록 하는 등 국회의원 윤리규범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그 취지에는 대부분의 국민이 찬동하고 있다. 그러나 그렇게되면 화훼농가들은 어찌 되겠는가.

85년 우리나라의 꽃 재배농가는 5천3백세대,재배면적은 2천3백㏊,생산규모는 7백46억원에 불과했다. 최근의 재배농가는 1만5천세대,면적은 4천4백㏊,생산규모는 4천억원으로 늘었다. 정부의 권장사업이었던 꽃 재배는 때아닌 찬서리를 맞고 있다. 과소비 진정과 사정바람으로 이미 꽃소비가 크게 줄고 있는데,가을 정기국회에서 법이 개정되면 타격이 더 클 것이다.

꽃이 그동안 추악한 과시욕에 동원된 것은 사실이지만,우리가 추방하려는 것은 꽃은 아니다. 우리는 3단·4단의 꼴불견 화환들을 몰아내고,예쁜 꽃바구니를 되살려야 한다. 「화요일은 꽃요일,화요일엔 꽃을 사자」는 농림수산부의 캠페인도 좋지만 꽃재배농들도 자동차에 꽃을 싣고 주택가 곳곳을 적극적으로 파고드는 등 판촉아이디어를 세워야 한다. 행사장의 꽃공해가 사라진 대신 퇴근하는 남편,장보는 주부의 손에 꽃몇송이가 흔히 들려있다면 꽃이 참으로 꽃다울 것이다.<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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