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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대립 치닫는 현대분규/현총련 향방이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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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대립 치닫는 현대분규/현총련 향방이 변수

입력
1993.07.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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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차원 해결­법외단체”/실체 인정싸고 노사 팽팽현대 노사분규 사태는 어디까지 갈 것인가.

7개 계열사 노조가 7일 하루동안 시한부 전면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검찰과 노동부가 연대파업을 주도한 현총련 간부 및 계열사 노조위원장들을 제3자개입 혐의로 사법조치키로 하는 등 강경대응에 나서 올해 현대 노사분규도 결국 「공권력 투입」이란 최악의 상황까지 맞게될 우려를 낳고 있다.

현재 분규중인 울산지역 현대 계열사는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현대정공 현대중장비 현대중전기 현대강관 금강개발 현대종합목재 한국프렌지 현대미포조선 등 모두 10개사.

이중 현대자동차와 금강개발 등 2개사만 임금협약 교섭과 단체협약이 연계돼 있고 나머지 8개사는 임금협약 과정에서 임금인상폭에 이견을 보여 촉발됐다.

임금협상은 대부분 노조가 13.1∼20.1%의 인상을 요구한 반면 회사측은 정부의 임금가이드라인 이하인 3.5∼4.7% 인상을 고수,10차례 이상 협상을 가졌으나 모두 결렬됐다.

특히 단체협상으로 진통을 겪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경우 7일까지 모두 46차례에 걸쳐 협약을 가졌으나 전체 1백48개 조항중 1백1개 조항에 대해서만 합의했고 노조측이 요구한 ▲인사위 노사동수구성 ▲퇴직금 누진제 ▲주 40시간 근무(현재 44시간) 등 47개 주요 쟁점사항이 미합의 상태로 남아있다.

올해 현대분규의 시발점이 됐던 현대정공은 지난달 5일 김동섭 노조위원장(31)의 임금협상 직권조인이 문제가 돼 노조측이 법원에 직권조인 무효청구소송을 제기하고 임금협상 재개 및 파업기간중 임금지급 등을 요구하며 여타 계열사와는 달리 불법 파업을 강행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현대분규에서 공통된 최대 쟁점은 현대 계열사 노조 연합체인 현총련의 실체 인정여부라는 것이 노동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총련은 현대 계열사 노조로 구성된 임의단체이긴 하지만 울산지역 15개사,서울의 13개사 등 28개사와 각 지부를 포함하면 34개 계열사 단위노조를 사실상 이끌고 있다.

실제로 현총련은 지난 5일 현대정공이 직권조인 문제로 분규에 돌입하자 계열사 노조의 연대투쟁을 유도했고 투쟁수위를 상황에 따라 조절했는가 하면 7일의 연대파업도 주도했다.

따라서 현총련은 분규이후 지금까지 ▲임금가이드라인 철폐 ▲해고자 원직복직 ▲무노동 무임금 철폐 등 각 계열사의 공통적인 현안에 대해 그룹차원에서 매듭을 풀어주지 않는한 사태해결이 어렵다고 보고 정세영 현대그룹 회장과의 담판을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그러나 현대그룹측은 법외단체인 현총련이 교섭대상이 될 수 없을뿐만 아니라 각 계열사별로 업종과 경영실적이 다르고 상이한 단체협약에 따라 노사협상이 진행되기 때문에 그룹에서 관여할 사항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현총련은 검찰과 노동부가 간부들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서자 『7일이후 쟁의행위는 계열사 노조에 맡긴다』며 일단 파업 주도적 위치에서 한발 물러서는듯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현총련은 여전히 계열사 노조 및 노조원들 사이에 강한 지지를 얻고 있고 현총련 역시 『어느 한 사업장이라도 공권력이 투입되거나 현총련 지도부를 검거할 경우 총파업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히고 있어 현대 분규사태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올해 현대분규는 직권조인과 무노동 무임금원칙을 놓고 노사간에 감정의 골이 깊어진 것도 사태해결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노조측에서는 당초 노동부의 「노사자율협상」 등 신노동정책에 큰 기대를 걸었으나 현총련 간부 검거방침과 무노동 무임금원칙 고수 등 종전 입장으로 선회하자 정부에 대해 강한 불만과 함께 비난의 화살을 퍼붓고 있어 노·사·정간 대화에 의한 타결전망을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 현대분규 사태도 결국 「공권력 투입에 의한 사태해결」이란 최악의 상황을 맞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경찰과 노동부가 사전 구속영장 발부대상자를 6일 연대파업에 돌입한 계열사 노조위원장들에까지 확대하고 있는 것도 공권력 투입에 대비한 「예정된 수순」이란 분석이 강하게 일고 있다.

다만 현대그룹과 현재 분규가 진행중인 계열사 노조 대표들이 허심탄회하게 대화의 자리를 마련하고 노사 모두 양보를 전제로 한 협상에 적극 나선다면 극적인 타결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울산=박상준·정재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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