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처 조사단 「60년전 상태」 보존 확인/희귀 갑각류등 1천여종 보고제주 서귀포 앞바다의 문섬 등이 이 지역 3개섬에 대한 종합적인 해양생태조사가 환경처 자연생태계 조사단(단장 고철환 서울대 교수)에 의해 처음 실시됐다.
해양식물 수중생태 저서동물 식물생태 등 7개 분야 관련학자 25명이 참여한 가운데 지난 6월18일부터 6일간 실시된 이번 조사결과 문섬 범섬 숲섬 등 조사대상지역의 해양생태는 국내 여타 연안지역의 60여년전 상태와 비견될 만큼 양호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해양생물 다양성도 풍부해 이번 조사를 통해 갑각류 등 약 10여종 이상의 국내 미기록 해양무척추동물이 채집됐다.
제주 서귀포항에서 약 1.8㎞ 떨어진 문섬과 인근 숲섬·범섬 주변 해역은 국내 연안 가운데 유일하게 쿠르시오난류의 영향을 직접 받는 지역. 따라서 해조식생에서부터 어류 무척추동물에 이르기까지 부분적으로 남방계 특성을 나타내면서 모두 1천여종 내외의 풍부한 해양생물 분포를 보여왔다. 그러나 종별생물학자 개인적 차원의 조사외에 이 지역에 대한 전면적 생태조사는 한차례도 이루어지지 못했다. 자연생태계 조사단은 이번 조사결과에 따라 서귀포 앞바다 문섬 일대를 내년중 해양생태계 보호지역으로 지정토록 환경처에 건의키로 했다.
문섬 일대에 대한 이틀간의 집중 조사에서 조사단은 우선 이 지역 생태환경이 해조류의 발달,어촌의 다양성 등의 측면에서 국내에서 가장 양호하다는 의견을 모았다. 조사단은 당초 87년 항만청의 용역개발계획 수립이후 지역의 생태가 어느정도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직접 스쿠버 다이빙을 통해 조사활동을 벌인 오윤식씨(39·서울대 생물학과 강사)는 『연산호 등이 심각하게 훼손됐던 5∼6년전에 비해 생물군락이 훨씬 발달해 있었다』며 생태호전의 이유를 『다이버 등에 의한 직접적 훼손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수심 15m 정도인 문섬 동북쪽 해저절벽의 생물 수직분포는 1∼3m 정도의 저수심대에 좁쌀무늬 총알고둥,갈고둥 등 고둥류와 감태군락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이밖에 수심이 깊어지면서 검은 큰따개비 거북손 해조류 등이 이어졌으며 연산호류 히드라 해면 등 피복성동물이 최저까지 우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서 특기할만한 사항으로는 다양한 국내 미기록종의 채취를 들 수 있다. 우선 갑각류에서 부채 게류 1종과 게불이류 1종의 국내 미기록종이 채집됐으며 갯고사리에 기생하는 갯고사리게는 70년대초 북제주군 추자군도 연안에서 채집된 이래 20여년만에 학자들에게 채집됐다.
이번 조사에서 문섬 일대 연안해역 오염의 주된 원인은 생활하수와 관광객 및 스쿠버 다이버에 의한 생태 훼손인 것으로 분석됐다. 조사단은 이에 따라 하수와 그에 따른 해양오염 추이에 대한 유기적인 평가가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조사단은 또 해양 생태계 보호지역으로 지정하는 방식에 대해 관광지로서의 공개적 성격과 생태보전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방향이 바람직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조사단은 이 일대를 해양생태계 보호지역으로 지정하더라도 ▲위락구역 ▲자원보호구역 ▲절대보전구역 등으로 지역성격에 따른 차별정책을 펼 것을 제안했다.<제주=장인철기자>제주=장인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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