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상징… 자민당 공천 못받아/유권자들 반응 냉담… 당락 관심금권정치 척결이 최대 이슈가 되고 있는 오는 18일의 일본 총선에 부패의 상징이었던 다케시타(죽하등·69) 전 총리와 다나카(전중각영) 전 총리의 장녀가 각각 출마해 흥미를 끌고 있다. 자민당의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으로 나선 이들은 선거가 공고되자마자 4,5일 연이틀간 자민당을 비판하고 나서 유권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리쿠르트사건과 황민당사건에 관련돼 12선의 거물임에도 불구하고 자민당으로부터 외면당했던 다케시타는 시마네(도근)현에서 다시 출마했다. 그는 『유권자 여러분에게 심려를 끼쳐 미안하다. 생애를 걸고 보답하겠다』고 사과한뒤 『나에 관한 악성루머가 나돌가 있으나 나와는 상관없으며 이번에 당선되면 진상을 해명하는데 앞장서겠다』면서 은근히 자민당을 비난하는 연설을 했다. 그는 또 『정치개혁에 앞장서서 진정한 의미의 양대 정당시대를 만들겠다』고 의욕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 지역구의 다른후보들은 『금권정치와 스캔들에 물든 낡은 정치인과 결별하고 새로운 정치시대를 열자』면서 다케시타를 집중공격하고 있다.
다케시타 후원회는 지난번 선거때까지 연속 7회나 1등으로 당선시켰으며 최근 일부조직이 이탈한 상태이며 유권자들의 반응도 아직은 냉담한 편이다.
한편 다나카 금맥과 록히드사건으로 정계를 떠나야했던 다나카 전 총리의 장녀 마키코씨(진기자·49)는 부친의 본거지인 니가타(신석)현 3구에서 입후보했다. 그는 『소비세는 국민의 동의를 얻지 않고 5%나 인상됐다. 사치품이라면 괜찮지만 의료나 식료품 등 일용품의 세금이 너무 높다. 엔고의 차익은 어디로 갔는가. 국민이 너무 점잖기 때문이다』라며 마치 사회당 후보가 자민당 정책을 비난하는듯한 공격자세를 보였다.
그는 또 『주부의 입장에서 정치를 하겠다』면서 다나카 전 총리가 지역사업에 주력했던 것과는 다른 노선을 취하고 있는데 여성유권자들도 『아버지에 못지않는 힘이 느껴진다. 주부의 입장을 대변하여 마음에 든다』는 등 좋은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녀의 남편(신중직기·53)은 자민당 공천으로 후쿠시마(복도)현 3구에서 출마,잘하면 부부 중의원이 탄생할 가능성도 있다.
다케시타와 다나카 마키코가 출마한 지역은 모두 의원 정수가 5명인 곳이어서 현재 출마한 9명의 후보중에서 중간만 차지하면 당선이 가능하다.
정치평론가인 이이지마씨(반도청)는 『다케시타가 낙선하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하다. 소선거구제라는 비난의 표적이 되는 인물이 탈락할 수 있지만 중선거구제에선 그런 것이 희석된다』며 다케시타의 당선을 점쳤다.
다나카 마키코의 경우도 당선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마키코는 최근 갑자기 출마의사를 밝혀 다른 8명의 후보들이 당황하고 있다. 10선,6선,4선의 자민당 후보 3명은 다나카 전 총리가 89년 은퇴하자 그의 정책공백기를 틈타 다나카위원회(월산회) 멤버를 사분오열시켜 자기조직으로 흡수했으나 일부는 마음의 동요를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종반에 들어 마키코가 당선에 자신이 없을 경우 도쿄에서 요양중인 부친을 불러오면 몇만표는 간단히 모을 수 있기 때문에 그의 당선은 거의 확실하다는 것이 현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동경=이재무특파원>동경=이재무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