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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국회의 구태/신효섭 정치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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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국회의 구태/신효섭 정치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3.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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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함과 욕설,몸싸움과 소란,삿대질과 정회사태. 구 시대 구 국회에서 자주 목격됐던 이런 광경이 새 시대 새 국회를 표방하고 나선 지난 3일의 국회 본회의에서 재현됐다. 그것도 한번이 아니라 하루에 세차례씩이나 되풀이 되었다.제1막은 박계동의원(민주)이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황인성 국무총리의 「12·12사태에 대한 시각」을 물으면서 시작됐다. 이만섭의장은 「원만한 의사진행을 위해」 박 의원 요구를 수용,황 총리에게 답변을 요청했다. 그러자 김영구 민자 총무가 손바닥으로 탁자를 격하게 내려치며 『의장,회의진행을 어떻게 하는거요』라고 고함을 치며 선공에 나섰다. 기다렸다는 듯이 민자당 의석의 동조함성과 민주당 의석의 맞대응이 이어졌음은 물론이다.

다음 장면은 「엉거주춤 일어서지도 앉지도 못하는 총리,자기당 소속 의장을 비난하는 여당의원,민자당 소속의장을 응원하는 야당의원」 등. 1막의 결론은 정회였다.

정회도중에는 김종완의원(민주)이 황 총리 자리로 가 큰소리로 『왜 의장말을 안들어』라며 반말로 삿대질을 하는 「막간극」도 있었다.

제2막은 이부영의원(민주)의 대정부질문을 둘러싸고 전개됐다.

2막1장은 이 의원이 예천보선을 불법타락 선거로 주장한데서 시작됐다. 주연은 예천에서 당선돼 전날 의원선서를 한 심형식의원(민자). 심 의원은 이 의원의 발언이 나오자마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알고하는 얘기냐. 취소해』라고 고함을 쳤다.

심 의원은 이어 연단으로 돌진,연설중인 이 의원의 왼쪽 가슴을 여러번 치며 원고를 흩트려놓았다. 이에 박계동 이윤수 유인태의원(민주) 등이 연단 앞으로 뛰어나와 심 의원을 끌어내렸다. 심 의원은 이후에도 황명수 사무총장·김 총무 등 민자 지도부에게 『이런 개판이 어딨어』라고 소리치며 「1인극」을 계속했다.

2막2장은 이 의원이 김종필 민자대표를 『제2의 이완용을 자처한 사람』이라며 매도한데서 촉발됐다. 당연히 의석에서는 『말조심해』 『취소해』(민자) 『들어봐』 『옳소』(민주) 등의 반말과 곱지못한 말들이 터져나왔다.

하지만 이런 치열한 다툼에도 불구,이날 전투에서 승자는 아무도 없었다. 속기록 삭제·의장의 대여 유감표명과 대여경고·대행정부주의 등 모두가 상처투성이였다.

국회의 품위와 새 정치를 위해 개혁을 하겠다는 정치권의 모습이 일그러졌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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