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아주 제안내용 “경협강화”/미국은 아태세력 일원… 안보공약 확고/제네바회담 정체땐 강력대안 불가피/북한 핵해결돼도 주한미군 계속 주둔/한미간 적극적인 과기협력 약속할 것워런 크리스토퍼 미 국무장관은 빌 클린턴 대통령의 한국방문을 열흘 앞둔 1일(현지시간) 아시아지역 특파원들과 회견을 갖고 『북한이 제네바회담을 지연시키는 경우 다른 대안을 모색할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크리스토퍼 장관=클린턴 대통령의 일본 및 한국방문에 관해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그것은 클린턴 대통령 취임후 아직 북미주외에 외국을 한번도 방문한 일이 없는데 이번에 동경과 서울을 처음 방문함으로써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세력으로서 이 지역을 얼마나 중시하는가를 천명할 수 있게 했기 때문이다.
대통령과 나는 아시아가 매우 역동적이고 창조적인 지역임과 동시에 미국의 최대 무역상대지임을 잘 알고 있으며 때문에 이번 순방이 단순한 G7 회담이라는 차원보다는 아시아 전체에 대한 방문이라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클린턴 대통령은 세번의 연설과 4명의 지도자를 만나 아시아문제를 논의하게 된다. 5일 샌프란시스코 연설에 이어 동경,서울서 잇달아 연설하게 된다. 국가원수로는 G7 정상외에 수하르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옐친 대통령,그리고 한국의 김영삼대통령을 만나게 된다. 클린턴은 여기서 첫째,미국은 아시아·태평양 세력임을 강조하고 둘째,특히 일본 한국 등과 안보·정치 및 경제분야의 유대를 강화하며 셋째,경제관계를 개선할 것을 강조할 것이다.
G7회담에서는 무역개선,경기촉진,러시아에 대한 지원문제 등 적어도 3개 분야에서 손에 잡히는 성과를 얻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은 국내에서 재정적자 감축법안의 의회통과 등으로 국내정치 위상이 높아져 보다 확고한 입장에서 이 문제를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분명히 눈에 보이는 결과가 도출될 것으로 믿는다. 아울러 이번 G7 회의에서는 이란·이라크·북한·리비아 등이 적극적으로 관련돼 있는 대량 살상무기의 확산방지 문제와 유엔의 역할증대에 대한 대안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일보 특파원=우선 귀하와 클린턴 대통령의 방한에 한국인들은 깊은 우정을 갖고 기다리고 있다는 말을 하고 싶다. 클린턴 대통령이 서울에서 발표할 새 아시아정책의 주요내용은 무엇인가. 그리고 이 선언이후 미국의 대아시아 접근이 달라진다는 말인가.
▲크리스토퍼=클린턴 대통령이 말하기전에 내가 먼저 그의 새아시아정책을 밝히기는 어려우나 그가 강조할 사항에 대해서는 몇가지 말할 수 있다. 그는 우선 미국이 아시아 세력이라는 것과 아시아에 대한 안보공약을 재확인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일본과 한국 등에 대한 조약관계의 재확인,특히 한국과의 경제·정치적 관계의 향상에 관한 것 등이 포함될 것이다. 전반적으로 아시아 일반의 경제관계가 골자가 될 것이며 오는 가을 시애틀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각료회의(APEC)에 관한 것도 언급될 것이다.
서울연설에서는 김영삼대통령의 민주화 치적과 한국이 진전시키고 있는 시장공개 노력을 치하할 것이다.
MBC 특파원=현재 진행중인 미·북한간의 쌍무적 대화에서 북한 핵문제 해결에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오리라고 확신하는가. 뉴욕회담 결과를 비판하는 사람도 있는데 제네바 회담은 마감시간 개념이라도 있는가.
▲크리스토퍼=오는 14일 열리는 제네바회담의 결과를 예측하기는 곤란하다. 다만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은 현재 회담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북한이 일단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남기로 했다는 것은 조그만 진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이 NPT에 확고히 잔류할뿐 아니라 일반사찰 및 특별사찰을 포함한 완전한 핵사찰을 받기전에는 결코 안심하지 않을 것이다. 시기를 말하기는 어려우나 이 회담은 오직 생산적인 결과가 나올 때만 지속할 것이다. 만일 북한이 제네바회담을 지리멸렬하게 한다든지 정체시킨다면 우리는 다른 길을 찾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일본 NHK 특파원=동경 G7 회의는 강대국들의 모임이긴 하지만 약체 리더들끼리의 모임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은가. 어떤 신통한 결과가 나오겠는가.
▲크리스토퍼=클린턴을 약체라고 보는데는 미안하지만 견해가 다르다. 그는 젊고 역동적인 인물이며 아마도 이번 회담에서 일본인들은 그가 신세대로서의 강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특히 그는 국내에서의 재정적자 감축법안의 통과와 다른 국제분야에서 보인 결단력으로 이번 G7 회담에서 보다 탄탄한 위치를 갖고 임하게 돼 많은 결실을 얻을 것이다.
동경회담에서는 G7의 국제역할의 재인식과 세계시장 개방에 대한 합의,그리고 러시아 경제의 민주화 지원 등에서 괄목할만한 성과가 나올 것으로 본다.
미국의 세계지도자 역할은 다자간의 협력에 의한 리더십과 독단적인 리더십의 두갈래로 볼 수 있다. 소말리아 구호활동은 국제협력의 바탕위에서 이뤄지는 리더십이며 이라크에 대한 미사일 공격은 단독으로 행해진 것이었다.
그러나 이라크 공격도 결국 한나라가 다른나라의 정치지도자를 암살하려 하면 큰 보복을 당한다는 본보기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에 공헌했다고 본다.
파이스런 이코노믹 리뷰지 특파원=오늘 아침 신문에 클린턴 대통령이 곧 베트남에 대한 국제통화기금(IMF)의 차관공여를 허용할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미국과 베트남 관계가 풀리는가.
▲크리스토퍼=곧 클린턴 대통령의 성명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에 있는 베트남의 미군포로 및 실종자에 대한 성의있는 정보제공은 미국정부의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은 말할 수 있다.
아사히신문 특파원=지난 3월 미야자와 일본 총리가 방미해 가진 미일 정상회담의 공동성명에는 「미일관계가 새로운 차원으로 접어들었다」고 돼있다. 클린턴 대통령은 일본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가. 그리고 현재 일본의 정치소용돌이를 어떻게 보는가.
▲크리스토퍼=일본과 미국은 적어도 3가지면에서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고 본다. 첫째는 안보관계이다. 이 문제는 전혀 문제가 없다. 둘째는 정치적 관계인데 역시 만족할만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유엔평화유지군의 일환으로 일본이 캄보디아에 군대를 파견한데서도 긴밀한 협력관계를 읽을 수 있지 않은가. 셋째 경제관계가 약간 문제인데 현재 실무자들이 양측 입장을 절충하면서 긴밀한 협의를 하고 있어 좋은 결과를 가져오리라고 보고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미일관계는 좋은 입장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일본의 총선에 따른 정치소요는 미일관계나 국제관계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한국일보 특파원=한미간의 무역관계는 균형에 이르고 있어 일본,중국,대만 등과 다르다. 이런 균형잡힌 한미간의 무역관계를 계속 확대시킬 방법은. 예를 들어 한미간에 보다 향상된 과학기술협력을 하게 되면 무역이 증진되지 않겠는가.
▲크리스토퍼=한국이 한미간의 무역균형과 시장의 투명화를 위해 노력한점을 잘 알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번 방한중 과학기술협력분야에 대해서도 확고하고도 적극적인(firm and positive) 약속을 할 것이다.
MBC 특파원=미국의 세계안보전략에 대해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기 바란다. 특히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에 대한 미국의 전략이 클린턴 행정부에서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크리스토퍼=미국의 국제안보전략은 여전히 확고하다고 하겠다. 아시아에 있어서의 미국의 안보공약,특히 한반도에 대한 미국의 안보공약은 확고하다고 거급 말할 수 있다. 미국의 지상군이 주둔하고 있는 한국에 클린턴 대통령이 처음 방문한다는 것만 보더라도 미국의 한국에 대한 안보공약이 얼마나 확고한지를 알 수 있지 않은가.
한국일보 특파원=만일 북한 핵문제가 만족스럽게 해결된다고 할 때 주한미군은 철수할 것인가. 한국의 요청이 있고 또 미국이 한반도 안보에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계속 주둔할 것인가.
▲크리스토퍼=주한미군은 이 지역의 안보와 평화에 필요하기 때문에 주둔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핵문제와 주한미군을 직접 연계시켜서는 안된다. 비록 북한의 핵문제가 해결되더라도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전유지에 필요하다면 계속 주둔하게 될 것이다. 북한 핵문제가 해결된다고 해서 주한미군이 자동적으로 철수되는 것이 아니다.<워싱턴=정일화특파원>워싱턴=정일화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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