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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군위안부」 기술/과거 반성엔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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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군위안부」 기술/과거 반성엔 미흡

입력
1993.07.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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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문부성 지시로 숫자·연령등은 삭제내년 봄부터 일본의 고교 1년생들이 사용할 교과서의 검정작업이 지난달 30일 완료됐다.

문부성은 과거 사회과학교과서 검정작업때 최근세사 부분에서 일본의 만행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왜곡했을 뿐만 아니라 자구 하나까지 저자의 의도를 무시한채 일일이 수정토록 지시했었다. 그러나 금년에는 냉전 종결후의 국제정세와 일본의 대응에 관한 정확한 기술에 역점을 두어 종래의 총망라식 검정에서 중점검정으로 바꾸었다.

문부성의 검정제도 변화에 따라 종래 언급될 수 없었던 「종군위안부」 문제가 일본사 교과서 9종 모두와 지리 등 총 21종의 교과서에 등장하게 됐다.

그렇다고 해서 일본의 과거 자신들이 아시아지역에서 저지른 만행을 반성하고 후세들에게 선대가 범한 비인도적 행위를 경계토록 하겠다는 의도라고 보기는 어렵다.

문부성은 교과서 회사가 신청한 기술내용중 종군위안부 문제에 관해서는 상당부분 손질했기 때문이다. 예를들면 검정전 신청본에선 『일본식민지하의 조선인중 10만명으로 추정되는 여성이 종군위안부로 중국의 전선이나 오키나와 등에 연행되어 일본의 전쟁 희생물이 됐다』고 되어 있었으나 문부성은 「숫자는 확실치 않으니 기재치 말라」고 지시해 결국 「10만명」이 「다수」로 바뀌었다.

또 『조선 및 대만·필리핀 등에서 17∼18세의 처녀들을 정신대란 명목으로 소집하여 일본군의 종군위안부로서…』라고 쓴 부분에 대해서도 문부성은 「연령은 쓰지 말 것」 「정신대와 종군위안부는 별개」 등의 지시를 내려 검정을 마친 교과서에는 연령과 정신대란 용어가 삭제됐다.

종군위안부 문제뿐만 아니라 일본사의 「아시아 제국과 관계」에서도 운장호사건(1875년)과 안중근의사의 이토 히로부미(이등박문) 암살사건(1909년) 등 한국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 부분적인 칼질이 가해졌다.

또한 문부성은 일본의 아시아 침략전쟁에 관한 특정부분에선 집필자로 하여금 아예 언급을 못하게한 사실도 드러났다. 현직 고교 교사가 「고교 현대사회」(일교출판)에 일본의 아시아침략에 대한 사상적 배경으로 후쿠자와 유기치(복택유길)의 「탈아입구」론을 내세우자 문부성 검정관은 탈아입구론에 8개소,여타부분에 6개소 등 모두 14개 부분을 고치도록 지시했다.

이같은 점에서 볼때 문부성이 이번 교과서 검정작업에서 국제정세부문을 중점 지도한 것은 사실을 사실대로 가르치겠다는 자세가 아니라 일본의 국제적 공헌을 강조하는데 목적이 있음을 알 수 있다.<동경=이재무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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