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의 계층구조와 기구 및 조직은 단순할수록 좋다. 민주선진국가일수록 행정계층 구조는 단순하다. 기구와 조직도 그렇고 민원사무도 그리 많지 않다. 반대로 전체주의국가·독재국가·후진국가일수록 행정계층구조가 다양하다. ◆그 이유는 국민들을 일사불란하게 통제하자니,행정의 계층구조가 위에서부터 저밑바닥까지 그물처럼 짜여져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행정계층구조를 다루는 행정기구와 조직 또한 복잡하고 많은 인원을 필요로 한다. 또 본질적으로는 국민을 믿을 수 없다고 보기 때문에 갖가지 규제를 만들어 행정기관으로부터 허가와 인가와 증명을 받아 행동하도록하게 된다. 국민불신의 산물이다. ◆구미의 행정 선진국가들은 행정계층 구조가 연방정부→주정부→시로 끝난다. 연방정부는 시민생활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그러니 실제 행정계층은 2단계랄 수 있다. 카운티(군)라는게 있기는 하지만 시민생활과는 무관하다. 우리는 중앙부처→특별시·직할시·도→시·군·구→읍·면·동 등 4단계가 있다. 통·반이란 주민조직까지 있다. 전출입때 도장을 받는 불편을 감안하면 그것도 무시못할 존재다. ◆민자당 사회개혁특위가 읍·면·동 최일선 행정계층을 폐지하는 방안마련에 착수했다는 소식은 그래서 얼른 듣기로는 아주 반가운 소리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알고보니 접근방식이 너무 허황해 「또 헛소리하는구나」하는 실망을 금할 수 없다. 행정계층을 줄이려면 첫째 민원사무부터 간소화해야 한다. 둘째는 우편행정이나 전화 민원처리제도 등을 먼저 확립,주민들이 시·군·구청을 직접 가는 일부터 줄이는데서 개혁을 시작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 전국의 1백78개 읍·1천2백47개 면·2천2백30개 동을 없애,일선 공무원 8만여명을 감축하고 청사운영 관리비나 절감하는 효과만 노린다면 국민들의 불편은 어찌하라는 것인가. 아직도 전국의 시·군청 소재지까지 가서 민원을 보려면 정기노선 버스마저 없어 교통길이 하루일이 되는 곳이 많다. 민자당 개혁팀은 먼저 그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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