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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보선/여야,인물찾기 “신중에 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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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보선/여야,인물찾기 “신중에 신중”

입력
1993.06.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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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례 연기 “불협화음”/민자/세후보 단일화에 고심/민주오는 7월30일께 실시될 춘천지역 보궐선거가 공천에서부터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민자당은 명주·양양에서의 악몽을 되살리지 않기 위해 공천에 신중을 기한 나머지 후보결정을 세차례나 연기하는 등의 진통을 겪고 있다. 그런가하면 민주당은 명주·양양의 신화를 재현하기 위해 야권 후보단일화를 추진하는 등 의욕을 보이고 있다. 춘천 보궐선거가 벌써부터 여·야의 자존심 대결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본격적인 선거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새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풍토의 실종이 우려되고 있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민자◁

민자당이 춘천보선과 관련해 부딪친 첫 난관은 후보공천 문제이다.

민자당은 지난주 초반까지만해도 『현지 조직상태,여론실사 결과 등에 비춰볼때 충분히 승산있는 게임』이라고 자신했었다.

하지만 28일까지 세차례나 후보결정을 미루는 과정에서 당과 청와대,민정·민주계간에 불협화음이 잇따라 발생하자 초조해하는 기색이 갈수록 역력해지고 있다.

실무당직자들 사이에는 『지도부간의 혼선으로 선거에 들어가면 우리만 애를 먹게 생겼다』는 불만에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당 일부에서는 『명주·양양의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민자당은 당초 28일의 임시 당무회의에서 이 문제를 매듭지으려 했으나 안건을 상정조차하지 못했다. 내정자인 유지한변호사에 대해 현지에서 『고향(경기 파주)이나 나이(33세)면에서 모두 춘천을 대표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됐기 때문이다.

결국 유 변호사 결정을 유보하고 다시 새인물 찾기에 들어갔다. 이 작업은 청와대가 주도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당이 제시한 카드를 청와대측이 이미 두번이나 퇴짜놓은 「전력」이 있어 당측이 이제는 사실상 두손을 들었기 때문이다.

민자당은 이에 앞서 지난 22일의 황명수 사무총장 청와대 독대,지난 24일의 김종필대표 청와대 정례회동을 통해 두번이나 이상룡 전 강원지사를 후보로 추천했었다. 그러나 청와대측은 이 전 지사가 『초선으로서는 나이(60세)가 너무 많고 개혁이미지면에서도 문제가 있다』며 번번이 재검토 이견을 내놓았다.

이러자 민자당은 배계섭 강원부지사 노재환변호사 등을 대안으로 검토했지만 모두 나름의 「문제점」이 발견돼 채택되지 않았다. 또 박용수 강원대 교수도 유력하게 검토됐었으나 황 총장의 전화설득에도 불구,박 교수 본인이 고사해 「없던 일」이 됐다.

이렇게 되자 지난 주말께 청와대측을 중심으로 『유 변호사로 하자』는 얘기가 강력히 나왔고 지칠대로 지친 당측도 이에 마지못해 동의했으나 춘천 현지의 부정적 여론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민자당 사람들은 대부분이 이제 『춘천 후보문제는 청와대가 알아서 할 것』이라며 생각하기조차 싫다는 표정이다.

▷민주◁

민주당 역시 인물난으로 고심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민주당이 공천자 결정을 놓고 갈팡질팡하자 해볼만하다는 자신감을 더욱 굳혀가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26일부터 1주일동안 공천자 신청을 받아 지역기반이 튼튼하고 개혁이미지에 걸맞는 참신한 후보를 내세우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자천타천으로 공천대상에 오른 인물이 여럿 있었으나 현재로는 유남선 현 지구당 위원장(46)이 가장 유력한 상태이다.

지난 14대 총선에도 출마했던 유 위원장은 강원도 가톨릭 농민회 회장을 지내는 등 당내 개혁정치 모임에서 활동하고 있는 개혁지향의 인물이다.

유 위원장은 그러나 지난 14대 총선때 불과 6천8백여표 밖에 얻지 못해 4위에 머무는 등 득표력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민주당 주변에서 이 지역 출신 중진인사를 영입해 당차원의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강원도에서 당선경험이 있는 인사의 이름이 유력하게 오르내리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가 이 인사와 접촉을 시작했다는 얘기도 있다.

민주당은 그동안 공해추방운동에 앞장서온 최렬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45)과 정성헌 우리밀 살리기운동본부장(48) 그리고 최씨의 친동생으로 14대 총선 민중당 후보로 출마해 3위를 한 최윤씨(36) 등을 검토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들의 활동에만 충실하겠다며 적극성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은 지난 26일 회동을 갖고 『유 위원장이 공천을 받으면 재야 등 범야권이 단합해 지지하겠다』고 합의를 하기도 했다. 유 위원장을 후보로 결정할 경우 승산이 확실치 않고 다른 후보를 내세우자니 야권 후보단일화 여부가 불투명한 실정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명주·양양에서 회생한 강원도의 야성이 춘천 보선에서 천군만마의 원군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기택대표가 귀국하는 즉시 후보인선작업을 가속화시킬 예정이다.<신효섭·권대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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