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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피해 도외시/홍희곤 국제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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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피해 도외시/홍희곤 국제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3.06.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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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스트라이크(완벽한 집중공격)」. 주말의 평온을 깬 미국의 대이라크 미사일 공격을 두고 미 유수 방송들이 쏟아놓은 찬사다. 미국사람들이 죽고 못사는 야구에 빗대자면 타자가 도저히 손댈 수 없는 「마구」를 던졌다는 의미쯤 된다.하지만 이 표현은 적절치 않다. 완벽한 스트라이크는 어찌됐건 타자가 타석에 들어서 있을 때 얘기다.

이번 공격은 타석 밖에서 돌아서 스윙연습을 하는 타자에게 있는 힘을 다해 던진 수십개의 빈볼에 불과하다.

우선 시점의 느닷없음이 그렇다. 외교의 상식과 관례는 깡그리 무시됐다. 부시 암살기도 혐의를 받고 있는 이라크인들에 대한 쿠웨이트 법정의 재판은 아직 진행중이다. 「유죄 확정의 판결이 있기전까지는 무죄로 추정한다」는 근대 형법의 기본전제는 접어두더라도 쿠웨이트 법정은 피의자 자백이 임의성조차 인정치 않은 상태다.

암살기도가 사실이었다손 쳐도 그것은 미수에 그친 테러였다.

찬사가 빛을 잃는 점은 무고한 인명피해에서 더 두드러진다.

클린턴 대통령은 27일 주일 예배참석 직전 기자회견에서 『일부 빗나간 미사일로 인해 이라크 민간인들이 희생된 것을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암살기도가 실행에 옮겨졌을 경우 빚어졌을 희생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미국인들이 자국민보호에 보이는 열성은 익히 보아온 터이지만 이 말뒤에 씹히는 「목숨이라고 다같은 목숨이냐」는 것이다. 미사일 공격뒤 타전돼오는 미국 현지의 표정은 마치 첨단무기의 성능시험이라도 해본듯 태연하다.

이보다 더 섬뜩한 것은 이번 공격을 북한 핵문제와 연계시키려는 일부 강경론자들의 시각이다. 이들의 생각처럼 핵가지고 끝까지 말썽을 부리다가는 같은 꼴을 당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북한쪽에도 전달됐는지는 알 수 없다. 북한이 이번 일로 겁을 먹고 핵개발을 포기한다면 그보다 더 다행스런 일은 없겠지만 유사시 같은 방식을 북한에도 적용해야 한다는 생각은 위험천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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