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철학자 탈레스는 물이 우주 모든 것의 기본이라는 일원론을 제창한바 있다. 인체의 70%가 물이듯 지구상의 모든 생명현상마저도 온갖 물질이 물에 녹은 수용액에 의해 일어나는 화학변화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것에 불과하다는게 과학자들의 풀이이다. ◆이처럼 소중한 생명의 원천인 물도 관리를 잘못하면 치명적인 재앙을 일으킨다. 중금속으로 오염된 물 때문에 생긴 「이타이 이타이」나 「미나마타」병의 무서움은 이미 알려진 바이다. 최근에는 오염된 지하수에 포함된 질산염이 사람 핏속의 헤모글로빈과 결합해 체내 산소공급을 중단시킴으로써 온몸이 파랗게되고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소위 청색증 환자가 국내에서 발생,식수비상을 가중시키고 있다. ◆일찍이 로마제국이 멸망한건 상수도관 때문이었다는 색다른 풀이도 있다. 로마가 융성하면서 당시로서는 첨단국가답게 납으로 상수도관을 매설해서 문화생활을 누린게 화근이었다는 것. 무서운 납중독으로 서서히 건강이 시들고 노예를 부리는 호사생활로 정신마저 나약해진끝에 멸망의 길을 걸었다는 것이다. ◆태초에 생명이 발원한 곳이 바로 온갖 원소와 아미노산이 녹아있던 「생명의 수프」라는 물속이었고 인류의 4대문명이 발원한 곳도 맑고 수량이 풍부한 강의 유역이었다. 우리도 한강이 아니었다면 서울에 조선왕조의 도읍이 정해지고 오늘날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일도 없었을 것임은 불문가지이다. 그런데 서울시민의 생명줄인 한강이 각종 공해로 오염되고 식수공급체계마저 부실,수돗물 오염이 심각하다는 경고가 또 나왔다. ◆서울대 미생물 생태학연구실서 선진국의 최신 미생물 검출방법으로 조사한 결과 수돗물 취수장과 상수도에서 기준을 훨씬 초과하는 세균이 검출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환경처와 서울시는 이번에도 근거없는 조사라고 반박하고 나서 시민들만 더욱 불안하다. 그렇지 않아도 당국의 말을 믿지못해 생수찾기 소동이 난지 오래인데 믿었던 지하수가 심하게 오염돼 있고 상수도마저 세균이 검출되고 있다는 것이 아닌가. 시대도 바뀌었으니 당국의 먹는 물 행정에도 호된 개혁바람이 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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