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IOC에 반대촉구 결의/96년 아틀랜타대회 보이콧 경고오는 2000년 하계올림픽 북경개최를 둘러싸고 중국과 미국이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갈등의 발단은 미국이 중국의 인권상황을 이유로 중국측의 제27회 올림픽 유치노력을 공공연한 「방해」라고 나선데서 비롯됐다.
미 하원 국제기구 및 인권소위원회는 지난 10일 중국에 대한 인권개선 압력의 일환으로 2000년을 올림픽 북경개최를 거부하도록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중국정부를 자극했다.
이와 별도로 지난 64년 동경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빌 브래들리 상원의원은 중국의 올림픽 개최를 막도록 요청하는 개인서한을 IOC에 전달했다.
하원 외교위원회와 상원도 조만간 이와 유사한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할 예정이어서 양측의 인권공방전은 점입가경의 형국이다.
이에 대해 중국 관리들은 23일 IOC본부가 있는 스위스 로잔에서 스포츠와 관계없는 인권문제가 IOC 결정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된다며 미국의 방해공작을 용인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북경올림픽 유치를 주도하고 있는 중국출신 하진양 IOC 부위원장은 미 의회의 북경올림픽 유치반대 결의안 채택에 대해 『이는 올림픽정신을 저해하는 것이며 중국은 물론 IOC에 불쾌감을 주고 있다』고 항의했다.
하 부위원장 뿐만 아니라 다른 IOC 위원들도 대체로 미국의 「간섭」을 달갑지 않게 여기고 있다.
IOC 집행부는 지난 20일 미 하원의 결의가 『스포츠에 대한 불미스런 정치개입』이란 공식입장을 밝혔다.
중국의 올림픽유치 경쟁국인 호주출신의 케반 고스퍼 IOC 부위원장은 미국이 계속 올림픽을 담보로 「인권시비」를 걸어올 경우 중국은 96년 아틀랜타올림픽을 보이콧할지 모른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는 지난 80년 모스크바올림픽과 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이 정치문제로 인해 「반쪽대회」에 그쳤음을 상기시키며 『올림픽은 스포츠인들이 결정하도록 내버려둬야 하며 정치인들이 간여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지어 유일한 미 출신 IOC 위원으로 모스크바올림픽 보이콧의 주역이었던 애니타 데프란츠조차도 『IOC 위원 개개인은 스스로 결정할 권리를 갖는다』며 『의회의 충고는 고마우나 선택은 나의 것』이라고 미 하원의 간섭에 일침을 놓았다.
IOC 위원 93명은 오는 9월23일 몬테카를로 총회에서 2000년 올림픽 개최지를 결정하는데 현재 북경과 시드니가 유치경쟁의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밖에 경합을 벌이고 있는 도시는 브라질리아와 베를린,이스탄불,맨체스터 등이다.
특히 중국측은 만약 북경에서 올림픽이 개최되면 만리장성에 올림픽 우승자와 IOC 위원들의 이름을 새긴 기념물을 세우겠다고 제의,주목을 끌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최혜국(MFN)지위 부여를 「볼모」로 중국측에 인권개선 압력을 가한데 이어 북경올림픽까지 물고 늘어진 것은 양국관계를 더욱 냉각시킬뿐만 아니라 구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으로 빚어진 과거 두차례의 올림픽 보이콧의 망령을 다시 불러올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깊게하고 있다.<김영걸기자>김영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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