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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렬” “협상여지” 엇갈린 발표/현대정공 노사대좌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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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렬” “협상여지” 엇갈린 발표/현대정공 노사대좌 이모저모

입력
1993.06.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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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표정 입장불구 고성 오가/노조 「선조업 후협상」 내부조율○…현대정공 노사간에 「협상타결」 공감대가 형성된 24일의 제10차 협상은 예정시간인 상오 10시보다 한시간 늦은 상오 11시께 이용진 노조위원장 직무대행(31) 등 노조교섭위원 11명이 본관 2층 교육장에 들어서면서 시작.

유기철대표 등 회사측 교섭위원 7명보다 10분가량 먼저 협상장에 들어선 이 위원장대행은 『오늘 협상에서 완전타결될 수는 없지만 선조업 후협상에 합의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해 극적 타결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음을 시사.

○…이 위원장대행은 협상에 앞서 『법원에 계류중인 직권조인 무효가처분신청에 대한 법원 결정에 따르겠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가처분신청이 승소하든 패소하든 상관하지 않겠으나 노사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은 안될 것』이라고 말해 20여일간의 장기파업으로 깊어진 감정의 골을 표출.

○…협상장에 나온 회사측 교섭위원 7명은 모두 환하게 웃으며 자리를 잡아 「획기적인 절충안을 제시할 것」이란 추측을 낳기도.

유 대표는 자리에 앉자마자 『노조 교섭위원들과 기자 여러분들 수고가 많습니다. 빨리 사태가 해결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말했으며 사진기자들에게는 『그동안 가장 수고가 많았던 노조 교섭위원들에게 초점을 맞춰 촬영해달라』며 여유.

○절충안 제시 시사

○…약 5분가량 사진촬영을 허용한 협상팀은 상오 11시15분께 기자들을 모두 내보낸뒤 본격 협상에 돌입.

이 위원장대행은 협상직전 밖으로 나가는 기자들을 향해 『오늘 협상결과에 따라 선조업을 할 수 있다』고 큰소리로 말해 노조측에서도 그동안 쟁점이 된 ▲임금교섭 재개 ▲무노동 무임금 등에 대해 절충안을 제시할 방침임을 시사.

○…협상은 예상외로 협상장 바깥까지 간간이 고성이 들린데다 당초 양측이 『점심식사를 거르더라도 이날 협상에서 타결하자』고 했던 말과 달리 하오 1시30분께 점심식사를 하고 재협상을 하기로 해 협상분위기가 순탄하지 않았음을 뒷받침.

○…하오 1시50분께 협상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기자실에 내려온 권영직전무는 『감정을 삭이느라 20분가량 쉬다왔다』고 말문을 연뒤 『극히 부정적이었다』는 말로 상오 협상분위기를 전달.

권 전무는 『23일 협상에서 노조측이 요구한 14개항 대부분에 대해 잠정합의하고 합의안에 대한 자구수정에 들어갔는데 노조측에서 무노동 무임금부분에 대해서도 확실한 언급을 해달라고 해 분위기는 급랭됐으며 회사측은 할말을 잊고 하오에 다시 만나 협상하자고 휴회했다』고 설명.

○…현대정공 노조는 24일 회사측과의 협상을 마친 하오 7시30분부터 노조사무실 2층 탈의실에서 대의원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선조업 후협상」 등 25일 노조원 총회안건을 놓고 간담회를 개최.

노조 정당방위 대원들의 삼엄한 경비속에 외부인 출입을 차단한채 계속된 대의원 간담회에서는 간간이 박수소리가 흘러나와 뭔가 의견일치가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

노조사무실에 있던 정당방위 대원 등 노조원들은 『현대정공이 현대계열사중 가장 급료수준이 낮은 편인데 하루라도 빨리 정상조업에 들어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해 회사측은 물론 노조원들도 사태의 조기수습을 바라는 눈치.

○이 노동 막후 설득 계속

○…지난 22일 하오 울산에 내려온 이인제 노동부장관은 23일 하오 귀경일정을 하루 낮추고 숙소인 울산시 중구 성남동 코리아나호텔 「특실」에서 울산지방 노동사무소 관계자들과 만나 청와대 보고자료를 작성.

울산 지방노동사무소와 호텔 관계자들은 이 장관이 노동부 직원이외에는 외부인사를 일체 숙소로 불러들이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전화를 통해 현대그룹 관게자들과 사태해결을 위한 막후 설득은 계속한 것으로 판명.

이 장관은 24일 상오 9시30분 외부인사와 일체 접촉하지 않고 두툼한 가방만 수행원들에게 들린채 비행기편으로 상경.

○…「공동임투」를 선언한 현총련은 현대정공 노사협상이 진전을 보이자 24일 하오 5시 기자회견을 갖고 『각 계열사별로 협상진전에 따라 쟁의강도를 조절하고 파국만은 막자』고 발표해 현대정공 노사협상 진전을 환영하는 분위기.

○협력업체·시민 관심

○…현대정공 노조원들과 관리직 사원들은 24일 협상에 관심을 집중.

노조사무실 주변에는 이날 상오 9시께 평소보다 두배가량 많은 1천여명의 노조원이 모여 협상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으며 관리직 사원들도 회사측 교섭위원이 기자실에 들러 협상결과를 설명할 때마다 50여명이 몰려들기도.

○…현대정공 협력업체들과 시민들도 이날 현대정공의 협상이 반드시 타결돼야 한다며 높은 관심을 표명.

울산시 중구 효문동의 컨테이너부품 납품업체인 D사 대표 이모씨(45)는 『노사가 파국만은 막고 협상을 활발히하고 있어 큰 다행』이라며 20여일간 계속된 모기업의 조기정상화를 기대하는 모습.

한편 현대정공 협력업체들은 5백22개 업체 가운데 24일 현재 99개사가 휴업을,4백53개사가 조업을 단축해 약 2백38억원의 매출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했고 현대정공도 지금까지의 파업으로 4백23억원의 매출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

○…이날 극적타결이 기대됐던 현대정공 노사협상이 하오 4시50분께 결렬되자 노조측 교섭위원들은 「협상결렬」이라고 단호하게 선언한데 반해 회사측은 『협상의 여지는 남아있다』고 여운을 남겨 묘한 입장차이를 노출.

이용진 노조위원장 대행은 『회사측이 하오 협상에서 급진전된 안을 제시할줄 알았으나 무노동 무임금원칙 고수·임금교섭 재개 불가능 종전의 입장만 되풀이해 결렬됐다』고 주장.

이에 반해 권영직전무는 『노조측 요구안 14개항 가운데 12개항은 완전 합의했고 쟁점부분 2개항도 계속 협상의 여지를 남겨놓았으며 협상일정은 추후 결정될 것』이라고 발표.

또 김화겸 울산지방 노동사무소장은 『이날 협상분위기와 합의안 등으로 볼때 협상결렬이라고 하기엔 이르다』고 말해 그동안의 중재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강조.<울산=박상준·정재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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