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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강 안서는 국정운영/이백만 경제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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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강 안서는 국정운영/이백만 경제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3.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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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노동 부분임금」과 관련한 정부의 태도는 국정운영에 큰 흠집을 남겼다. 이인제 노동부장관은 지난 21일 3부장관 합동기자회견에서 「무노동 부분임금」의 고수방침을 발표했다. 그러나 기자회견에 같이 참석했던 이경식부총리는 다음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21일의 이 장관 발언은 개인의 의견이지 정부의 입장이 아니다』고 이 장관의 발언을 「사견」으로 평가절하시켜 버렸다. 국무위원이 공식석상에서 한 발언을 경제팀장인 부총리가 「기자들과 차나 한잔 마시면서」(이 부총리 표현) 깔아 뭉개버린 것이다. 저간의 사정을 들어보면 이 부총리의 이같은 수습은 아주 절박했던 것 같다.회견당일 상오에는 배석자없이 3명의 장관이 모여 주요노동 현안에 대한 의견조정 회의를 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무노동 부분임금」의 이 장관과 「무노동 무임금」 고수론자인 이 부총리·김철수 상공장관과의 충돌이 불가피했다. 이들 장관은 이 부분에 대한 유보적인 입장만 밝히자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관은 그러나 막상 회견에 임하여 TV카메라가 들이닥치자 약속을 파기,자기 소신을 정부의 공식입장으로 발표해 버렸다.

이 부총리는 정책조정에 실패함으로써 스스로 국정운영의 한계를 드러냈다.

앞으로 경제팀장으로서의 영이 설지 의심스럽다. 스스로 막강 팀웍이라는 신경제팀의 치부가 적나라하게 공개되고 말았다. 개인의견을 정부방침으로 기습발표해버린 이 장관도 문제가 많다. 「청문회 스타」로서의 정치적인 인기와 영광을 의식한 나머지 국가경영을 책임질 국무위원으로서의 자세를 저버리지 않았느냐는 지적이다. 부총리 등 경제장관들이 어떤 얘기를 해도 국민들은 곧이 곧대로 믿으려하지 않을 것이다.

공식 기자회견에서 발표된 내용도 하루 아침에 번복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더 큰문제는 정부의 신뢰도를 이토록 떨어뜨려 놓고서도 책임지는 사람 한명 없다는데 있다. 이들은 이미 고통분담이나,자율적 대화니 하는 「신경제이념」을 국민에게 말할 자격을 상실하고 만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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