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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여입학제 허용하자”/민자,교육계 원로 초청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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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여입학제 허용하자”/민자,교육계 원로 초청간담회

입력
1993.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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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운영 자율화 적극 추진 주문/고교평준화 재검토엔 찬반 팽팽민자당이 교육개혁의 해법 찾기에 발벗고 나섰다.

22일의 교육계 원로 초청간담회는 민자당이 교육계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하기 위해 처음 마련한 자리. 여기에서는 교육개혁과 관련한 주요 사안들이 다수 거론돼 관심을 모았다.

특히 대학 기여입학 허용 등 사학의 재정확보 방안과 고교평준화시책 개선방향,대학의 자율성 제고방안 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쏟아져 나왔다.

원로들은 대부분 대학기여입학을 부작용 방지장치 강구를 전제로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또 대학 정원책정 등 대학운영의 자율화를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고교평준화정책 재검토문제에 대해서는 찬·반 양론이 팽팽히 대립했다.

민자당의 한 고위 정책관계자는 이날 간담회와 관련,『원로들의 의견중 상당수는 민자당의 입장과 근접해있다』고 말해 향후 민자당의 정책결정 방향이 주목된다.

민자당은 오는 28일에는 대규모 토론회를 갖고 교육개혁방안에 대한 여론수렴을 벌일 예정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진 부분은 대학운영 자율화문제. 여기에서는 대학입학 정원자율화 기여입학 허용문제 등이 비중있게 거론됐다.

먼저 권이혁 전 문교부장관은 『그동안 대학사회에 대한 국가의 간여가 지나쳐 대학의 자율성 발휘가 등한시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권 정 장관은 『대학이 자율성과 자치능력을 갖도록 정부가 유도해줘야 한다』며 『경영부실 사학에 대한 기여입학제도의 허용도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이원설 전 한남대 총장은 『기여입학은 선진국의 경우 대학의 자율적 관행』이라며 『대학정원과 함께 이 제도도 대학이 자율적으로 채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동조했다.

서돈각 전 동국대 총장은 『기여입학제는 돈과 연결된 각종 비리발생,성적불량 학생의 입학사태 등 각종 부작용도 낳을 수 있다』면서 『뚜렷하고 합리적인 입학기준의 설정이 뒤따라야 한다』고 「제한적」 찬성 입장을 밝혔다.

이한빈 전 부총리는 『사립대의 경우 이사회가 전적으로 대학운영 권한을 가져야 한다』며 『정부는 각 대학의 자율화 능력,자구노력의 폭을 넓혀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전 부총리는 특히 초·중등교육과 고등교육담당 정부부서를 분리,설치할 것을 주장하기도 했다.

김옥렬 전 숙대 총장은 『기여입학은 사학에 결정적 도움을 줄 수 있다』면서 『명문·비명문대간 재정의 불균형이 우려된다면 기여입학금의 풀(pool)제도를 도입,사학간에 배분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수 있다』고 기여입학 허용에 적극적 의견을 개진했다.

현승종 전 국무총리는 『2천년대에 가면 대학의 신입생 모시기 경쟁이 벌어질지 모를 정도로 대학의 공급과잉 사태가 우려된다』며 『대학이 살아남기 위해서도 스스로 자율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 전 총리는 『기업체의 대학지원에 대한 과감한 세제상 혜택 등이 있어야 한다』면서 ▲기여입학 허용 ▲미등록 신입생 선발권한의 대학위임 ▲신입생 선발기준의 대학자율화 등을 주문했다.

이현재 전 국무총리도 『현행 교육법 시행령 71조 2항에 「기타」 항목 하나만 삽입하면 기여입학은 당장이라도 실시할 수 있다』며 기여입학 허용론을 폈다. 이 전 총리는 포항공대처럼 특정기업이 직접 특수대학을 설립해 육성하는 것을 정부가 지원해주는 방안도 제안했다.

고교평준화 시책을 재검토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찬·반 의견이 엇갈렸다.

이 전 부총리,김종철 교총 고문,박병해 전 충북 주성중학교 교장 등은 『교육을 평준화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국제경쟁력 확보,인재양성 등의 면에서 많은 문제가 있다』며 『지금이라도 이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비해 이지호 전 서교국민학교 교장,이석경 전 관악고교 교장 등은 『평준화제도는 이제 안정권에 들어섰으며 지금 이를 바꾸면 초등교육 등에 다시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따라서 전면 재검토보다는 학생에게는 학교선택권을,학교에는 학생선택권을 보충해주는 선에서 문제점만 치유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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