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 71% “수신고 높이려 내돈 예금”/“금융사고땐 보고없이 혼자 해결” 88%/10명중 1명 “금융부조리 불가피”/직장생활 불만 낮은 임금인사적체순우리나라 은행원 10명중 7명이 수신고 확대를 위해 자신의 돈을 예금하고 있으며 이중 30%는 지난 1년간 1백만원이 넘는 돈을 대체예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국민은행 노조가 현대리서치사와 공동으로 국민은행 행원 1만3천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은행원 의식과 직장생활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0.6%가 은행의 수신확대 강조기간중 목표치 달성을 위해 자신의 돈을 대신 예금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간 은행원이 대체입금한 평균예금액은 20만∼50만원이 26.3%로 가장 많았고 50만∼1백만원이 22%,1백∼2백만원이 17.5%였으며 2백만원 이상 자신의 돈을 입금한 경우도 17.4%나 됐다.
실적강요에 의한 이같은 은행원의 피해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은행간 수신고 경쟁때문이나 근본적으로 예금규제금리(8.5∼10%)가 실세금리(12% 내외)를 크게 밑돌아 고객들이 점차 은행예금을 기피할 수 밖에 없는 현행 이중금리 구조의 모순 때문으로 지적되고 있다.
꺾기나 대출커미션 등 금융부조리에 대해 행원들은 81.1%가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고 응답했지만 11.1%는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현행 금융체제하에서는 어쩔 수 없는 관행』이란 입장을 보였다. 또 정부의 금융부조리에 대한 사정에 대해서도 필요성(1백점 만점에 77점)과 효과(65점)에 대해 많은 지지를 보내고 있었지만 공정성면에서는 47점의 낮은 점수를 매겼다.
이번 조사결과 은행원의 63%가 크고 작은 각종 금융사고를 경험했으며 76.3%는 현재도 금융사고에 대한 불안감속에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유형별로는 입출금관련 창구사고(74.7%)가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소액도난 등 외부소행 ▲대출취급시 확인 실수 ▲보증실패 등의 순이었다. 순수한 본인부주의 외에 협소한 매장규모와 폭주하는 고객,수신고 압박 등도 사고발생의 요인으로 지적됐다.
그러나 금융사고 발생시 88.1%는 『결손액을 직접 해결한다』,5.9%는 『동료끼리 나누어 부담한다』고 응답했으며 규정과 절차에 따라 본점에 보고하거나 은행결손으로 처리하는 경우는 1.3%에 불과했다. 10명중 9명은 징계에 대한 불안감으로 규정을 어겨가며 직원 스스로 사고책임을 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행원의 75%는 창구사고 처리를 위한 보험제도 도입의 시급함을 지적했다. 현재 금융사고에 따른 결손액을 보전해주는 「금융포괄보험」이 있지만 보험계약 금액이 통상 10억원을 넘어 일부 단자 보험사를 제외한 은행권에서는 보험가입을 기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직장생활의 가장 큰 불만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56.4%가 낮은 임금을 지적했고 15.7%는 인사적체를 호소했다. 현재 군필 대졸 신입행원의 대리승진 소요기간이 약 7년,차장승진은 10년 등 지점장이 되기 위해선 평균 25∼30년이상 걸린다. 상당수 행원은 영업점장을 해보지 못한채 정년퇴직하리라는 생각들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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