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진상조사위 회견… 본격 공세 신호탄/“준비 치밀한 쿠데타 심증”… 증거확보 시사5·6공 핵심세력을 겨냥한 민주당의 12·12 공세가 강화되고 있다.
민주당 12·12 쿠데타 진상조사위(위원장 권노갑 최고위원)는 지난 4일의 첫 회의후 그동안의 조사활동 결과를 요약,19일 기자회견을 갖고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보내는 질의서를 공개한다.
이 공개질의서는 무엇보다 그동안 변죽을 울려온 민주당의 12·12 공세가 두 전직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는 본격 공세의 신호탄이란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는 또한 조사위가 그동안의 조사활동을 통해 나름대로의 증거력을 확보했음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
조사위 관계자들은 그동안 정승화 전 참모총장 장태완 전 수경사령관 등 당시의 군고위관계자는 물론 군정보기관 종사자 등으로부터 활발한 증언 청취작업을 벌여왔다.
이같은 조사를 통해 조사위는 12·12가 「하극상」 「쿠데타」라는 성격규정에서 더 나아가 우발적인 사건이 아니라 치밀하게 사전 준비된 정권탈취를 위한 쿠데타였다는 「심증」을 한층 굳히고 있다.
따라서 19일의 공개질의서에서도 이에 대한 질문이 주내용을 이룰 것이라고 조사위 관계자들은 전했다.
조사위는 두 전직 대통령,특히 전 전 대통령에게 『이미 12·12 이전에 하나회 회원들을 중심으로 거사계획을 세우지 않았느냐』며 그동안 수집한 방증자료를 제시할 예정이다.
특히 12·12를 앞두고 이미 정치 규제방안을 세워놓았던 점,몇몇 기업으로부터 자금지원을 받고 5공 초기 특혜로 보상한 의혹,12·12 전 수도권 주요부대의 하나회 간부들에게 「준비태세」가 지시됐다는 증언 등을 제시하며 사실여부를 집중적으로 따질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위는 또한 12·12와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동일 연장선상에서 바라보면서 「정치적으로 이용된 광주」라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방증수집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한 관계자는 최근 군정보관계자 한사람이 80년 5월의 서울역 시위당시 버스에 치여 경찰 1명이 숨진 사건이 계획적으로 연출된 것이라는 제보를 해와 조사활동을 활기를 띠게 됐다고 밝혔다.
조사위는 19일의 공개질의서 발표에 이어 21일 하오 장태완 전 수경사령관과 김진기 전 헌병감 등으로부터 공개 증언을 청취하며 25일에는 정승화 전 참모총장과 비공개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미 조사위 관계자들이 각각 3,4차례나 면담한바 있는 당시 관계자들과의 공개질의 응답은 다분히 정치적 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조사위가 준비하고 있는 이같은 일련의 공세는 민주당이 사실상 두 전직 대통령과 주변인물을 상대로 「전면전」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편 조사위 관계자들이 이 문제에 대한 청와대측 입장을 해석하는 시각도 흥미롭다. 지난 5월13일 청와대측이 12·12을 「쿠데타적 사건」으로 규정하면서도 진상규명을 「역사에 맡긴」 것을 결코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김영삼대통령이 「정치보복 반대」를 표명해온 것과 관련,궂은 일을 야당몫으로 넘긴 것으로 여기는 시각도 있다.
특히 지난 15일 청와대 영수회담 당시 김 대통령이 이기택대표에게 「역사의 심판」을 거듭 강조하면서도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것 아니냐』고 12·12 주역에 언급한 대목에 관심을 갖고 있기도 하다. 조사위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의 입장은 「반대」라기 보다는 「곤란하다」는 것 아니겠느냐』며 『결과가 뻔한 평화의 댐 공사 조사를 지시한 것이 무엇을 의미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민주당의 12·12 공세는 또다른 의미가 있는 얘기이다.<황영식기자>황영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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