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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댐」 감사/연희동측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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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댐」 감사/연희동측 시각

입력
1993.06.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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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점서 왜…” 불만·우려 교차/관망불구 무념의 상태 아닌듯/측근 “통치권 차원 판단” 항변「평화의 댐」에 대한 본격적인 감사가 시작되고 있지만 정작 연희동은 조용하기만하다. 어찌보면 『조용하려고 노력한다』는 표현이 더 적합할지도 모른다. 가능한한 논쟁에 휘말리지 말자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감사원의 움직임,관련 실무자들의 증언이 신문·방송을 도배질하고 있음에도 전두환 전 대통령은 묵묵부답이다. 전씨는 18일 자택에서 몇몇 내방객을 맞았으나 평화의 댐에 대해서는 별말이 없었다고 한다.

17일 주 1회씩 하는 도봉산 등산에서도 전씨는 일상적인 일들만을 얘기했다. 동행한 주영복 전 국방·손제석 전 문교·정관용 전 총무처장관 안현태·민정기씨 등 측근들도 전씨의 심기를 헤아려 가급적 정치문제를 화제로 삼지 않았다. 한 측근은 『불쑥 댐 얘기를 꺼내고 싶다가도 등산 자체에 몰두한 그 양반(전씨) 모습을 보면 말문을 닫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전씨는 평화의 댐 감사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려하고 있는듯하다. 그러나 전씨의 심사가 무념의 상태는 아닐 것이라는게 측근들의 부연설명이다.

주변 인사들은 『자신의 통치기간에 이루어진 일이 단죄받는게 기분좋을리 있겠느냐』고 반문한다. 불편한 심사,그것이 주변인사들의 입을 통해 유추해볼 수 있는 전씨 반응의 전부다.

대신 전씨의 측근들은 사견임을 전제로,평화의 댐 감사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매우 조심스럽게 말하지만 공통적인 정서는 볼만하다.

『왜 이 시점에서 7년전의 문제가 불거져 나왔느냐』 『과거 단죄에만 매달리기에는 국내외 정세가 급박하지 않는가』 『지금 기준으로 보면 여러 비판이 나올 수 있지만,당시 상황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갈 것이다』

이런 불만섞인 항변속에는 『모든 과거를 들추는 식에 사정은 지향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담겨져 있다.

사정기조에 대한 메시지외에도 전씨 측근들은 평화의 댐이라는 구체적 사안에 대해서도 나름대로의 변을 밝히고 있다.

제일 먼저 제기하는 지적은 『통치권 차원의 정책판단도 감사의 대상이 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예산유용,건설업체 선정의 특혜 등이 있었다면 이 부분은 당연히 감사대상이 되겠지만 안보차원의 정책판단 자체가 시비대상이 되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국방문제는 항상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고 검토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6·25이후 40년간 국방의 대전제는 북한의 전면 남침위험이 있다는 것이었다는 주장이다. 국방예산과 계획이 모두 최악의 상황을 전제로 집행돼왔으며,이런 방식은 세계 각국이 채택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평화의 댐 건설도 북한의 수공이라는 극단을 막기 위해 이루어졌다는 논리이다. 전씨의 한 측근은 『상식적으로는 수공이 납득이 안갈 사안이다. 그렇다면 땅굴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있느냐. KAL기 폭파사건을 보면 평화의 댐 건설이 납득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88올림픽 직전 북한이 행했던 위협을 반추해보면,당시 판단이 적정했다는 것이 전씨측의 얘기다.

전씨측은 이처럼 나름의 입장을 정리해놓고 있지만 일단 감사원의 감사결과를 지켜보겠다는 분위기다. 괜히 나서서 논쟁을 촉발시키기 보다는 감사원 감사가 적절히 매듭되기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전씨측은 그러나 국민정서가 긍정적이지 않다는 점을 내심 걱정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평화의댐을 정권 안보용으로 보는 국민들이 다수인 현실을 모를리 없기 때문이다.

실제 전씨 측근들은 『금강산 사력댐 건설에 14년,물을 채우는데 13녀 등 수공에 필요한 기간이 27년이나 된다』는 지적에 별다른 반론을 제기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구체적이고 세밀한 근거자료를 내놓기 보다는 정황론에 매달리는 궁색함을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현재 전씨측이 감사에 대한 대응자료나 논리를 준비하는 기미는 없다.

그러면서도 전씨 주변의 일각에서는 『왜 갑자기 평화의 댐이 문제됐는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5공 인사들에 대한 또다른 차원의 「단죄」가 아니냐는 우려를 갖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연희동 주변은 불만과 우려가 교차하는 분위기이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가능한한 사태가 조속히 그리고 조용하게 마무리되길 바라는 기대가 깔려있다.<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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