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계열사들의 노사분규는 협상에 의한 타결을 바라는 국민여망에도 불구하고 이제 일부사들이 부분파업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계열사 가운데 근로자가 제일 많은 현대자동차(3만7천명) 노조가 현대정공에 이어 지난 16일부터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주·야간조를 가릴 것 없이 정상근무시간(8시간)중 2시간,잔업시간 2시간 등 각각 모두 4시간씩 작업을 거부토록 하고 행동에 들어갔다.현대그룹 다른 계열사들의 움직임으로 보아서는 부분파업에 가세할 계열사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7일 현재 현대중장비,현대중기,현대강관 등 3개사가 태업·쟁의행위 결정중이고 현대종합목재,한국프렌지 등 2개사는 쟁의발생신고를 끝낸 상태이며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 등 2개사는 임금협상의 결렬로 쟁의발생신고를 준비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총련(현대그룹 노조총연합회) 산하 17개 계열사 근로자 10여만명중 8만여명이 분규에 관여될 판이다.
우리는 사태의 악화를 극히 우려한다. 노사협상이 돼 하나같이 무산되고 있는가. 양자가 모두 진지하게 협상에 의한 타결노력을 시도해 보았는가. 상호간에 자기 이익만을 고집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노사의 어느쪽에 더 책임이 있는가.
우리는 노사 어느 일방이 옳고 그르다는 것을 주관적으로 일방적으로 선언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지금까지 보도된 노사협상 과정과 그 실태를 볼때 노조측의 요구가 우리나라의 현실여건으로 보아 아직은 지나치게 의욕적인 것이 아닌가 한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노조측은 임금협약,단체협약,해고근로자의 복직 등 3가지의 포괄 타결을 의도하고 있다. 임금협약과 관련하여 노조측은 우선 임금을 통상임금대비 16.45% 인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단체협약과 관련해서는 ▲전 근로자 유니온숍제(전원노조가입) ▲주 40시간 근무제 ▲노조업무 전임자 증원(조합원 5백명당 1명,실제로 현 41명에서 60명으로 증원) ▲인사 및 징계위원회의 노사 동수구성 ▲상여금을 통상임금과 연장 30시간을 합한 것의 8백%(현행 통상임금의 6백%)로 ▲퇴직금 누진세(현행 법정) ▲주거지원금 매년 1백억원 출연(90·92년 1백억원 출연) ▲쟁의기간중 통상임금 지급(현행 규정없음) 등을 요구하고 있다.
임금은 다른 계열사들도 12.88%에서 18.22%까지 요구하고 있는데 노총·경총이 합의한 단일임금 인상안(4.7∼8.9%)보다 훨씬 높은 것이다. 현대자동차의 경우는 1인당 월평균 임금이 1백30만원으로 한국수준으로는 상위권에 속한다. 협상의 전략인지는 몰라도 임금요구액이 지나치게 높다. 또한 단체협약중 주 40시간 노동,유니온숍제(근로자 무조건 노조가입 의무) 등 상당수 요구는 너무나 시기상조인 것이다. 협상은 상대가 있는 것이다. 노조측이 조건을 현실적으로 하향조정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사용주측도 전향적 자세를 취할 용의가 있다는 것을 보여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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