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영향력 포기땐 재난 초래/군사력 유지속 미·일·중관계 재정립 필요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은 15일자 워싱턴 포스트지에 실린 기고문을 통해 주한미군의 철수를 북한의 핵개발 포기와 연계시켜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탈냉전시대를 맞아 아시아지역에 대한 영향력 행사를 포기하면 대재난을 초래할 것이라면서 이 지역에서 『군사력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미 일 중 관계를 정립해야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기고문의 요지이다.
미국은 일본 및 중국과 긴밀한 외교관계를 유지하지 않고선 성공적인 동아시아정책을 수행할 수 없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미국은 현재 중국측과 인권문제를 둘러싸고 관계가 원만치 못하고 일본과도(경제문제에 있어) 정면충돌 일보직전에 있다.
아시아의 강국들은 현재 각기 딴 속셈을 가지고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미국이 이들 국가들간의 과열경쟁을 진정시키지 않으면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
전후 미국의 핵우산 아래 안주했던 일본은 더이상 자국의 안보를 워싱턴에 종속시키지 않을 전망이다. 남북한과 중국은 군사강국으로 부상하고 구 소련의 군사력이 시베리아에 잔존하고 있음을 미뤄볼 때 일본의 정책입안자들은 언제까지나 미국에 의존할 수 있다고 믿지는 않는다.
일본의 방위비가 계속 늘어나 현재 세계 3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미국이 만약 아시아에서 군대를 철수한다면 일본은 미국이 더이상 아시아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고 믿을 것이고 이는 일본의 민족주의적 안보 및 외교정책으로 이어질 것이다. 특히 주한미군의 철수는 일본의 재무장을 부채질할 것이 분명하다.
미국과 일본의 경제적 대결구도 때문에 정치적 유대관계가 손상돼서는 안된다.
아시아의 정치대화와 외교정책에는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 미국이 일본의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입을 지지하는 것은 하나의 상징이다.
북한 핵에 대해서도 환상을 버려야 한다. 북한 핵위협을 단기간내에 해결하지 못하면 이 문제는 일본의 핵무장으로 이어질 것이다. 특히 북한 핵개발 포기를 위해 이를 주한미군 철수와 연계시켜서는 안된다.
중국은 미국의 대아시아정책에서 중요한 변수다. 중국의 존재는 러시아나 일본과의 균형을 위해서도 중요하다.<워싱턴=정일화특파원>워싱턴=정일화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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