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등 신도시에 소위 「아파트 성형수술」이 유행한다고 한다. 베란다쪽에 면한 거실문이나 방문을 뜯어내고 거실과 방을 베란다로 바로 연결하여 공간을 넓히는 실리형 손질이 흔한 방법이었으나 요즘에는 실내 정원이나 대형수족관을 만드는 호화형 손질로 바뀌어간다는 것이다. ◆얼굴성형은 남한테 예쁘게 보이려고 하는 것이니 제3자가 이러쿵 저러쿵 말할 것이 못된다. 다른 사람에게는 전혀 피해를 주지 않으니 더욱 그렇다. 그러나 「아파트 성형」은 같은 아파트 이웃들에게 직접적인 위협을 주고 있어 전혀 성격이 다르다. ◆아파트는 모든 시설과 구조물들이 법에 따라 안전규칙에 맞게 설계,건설되고 준공검사를 받은 것이다. 그 때문에 멀쩡한 아파트의 구조와 골격을 자기 취향대로 뜯어고치는 것은 전체 아파트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 무슨 권리,무슨 배짱으로 전체 아파트 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아파트를 무단 개조하는 「풍속」은 아마도 전세계에서 우리 한국에만 있는 일인 것 같다. ◆아파트 불법개조야말로 급격한 경제성장이 만든 천민자본주의적인 이기심의 발로가 아닌가 한다. 공동주택에는 그 주거형태의 특성상 지켜야할 규칙이 있다. 아파트생활에서 요구되는 최소한의 규범이다. 올해들이 분당 신도시에서 이 규범의 울타리를 넘다가 적발된 가구가 20가구나 된다고 한다. 또한 아파트를 뜯어고치는 실내장식업자도 99명이 적발됐다고 한다. ◆주택건설촉진법은 법 38조(공동주택의 관리)에서 『공동주택과 그 부대시설 및 복리시설을 ▲개축,증축 또는 신축하는 행위 ▲파손 또는 훼손하거나 당해시설의 전부 또는 일부를 철거하는 행위 ▲용도이외의 용도에 사용하는 것을 금한다』고 규정했다. 이를 위반하는 경우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되어 있다. 벌금을 더 올려야만 법을 지키고 상식을 되찾을 것인가. 신도시 아파트촌의 의식개혁을 아파트의 무단개조를 막는데서 출발해야겠다. 언제 이런 「무뢰배」들이 없어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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