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폭탄은 효과적인 운반수단과 결합했을 때에만 군사적 의미를 갖는다. 그 첫째 운반수단은 항공기다. 그러나 항공기도 정교한 방공망을 돌파할 수 있는 장거리 항공전력이어야 한다. 상당한 돈과 기술과 시간이 있어야만 개발·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항공기에 비해 짧은 시간안에 적은 비용으로 개발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이 또다른 수단으로 꼽힌다. 그래서 북한의 핵개발 의혹과 함께,어떤 운반수단을 개발하고 있느냐 하는 것이 세계적 관심거리가 돼왔다.
이와관련해서 일본은 북한이 지난달말 일본의 중북부지방 노토(능등) 반도쪽을 향해 중거리미사일 「노동1호」를 시험발사했다고 11일 밝혔다. 옛 소련의 스커드 B미사일을 개량한 노동1호는 사정거리 1천㎞로 분석되고 있다.
일본은 북한의 노동1호 탄도미사일 발사실험과 함께 미사일 방어를 위한 방공망 구축계획에 착수했다고 일본의 언론은 보도하고 있다. 미국의 전략방위구상중 하나인 「전역미사일방위(TDM)」체제를 사들인다는 것이 계획의 골자다.
일본의 이러한 움직임과 함께 이스라엘의 움직임이 15일 파리에서 보도됐다. 북한 미사일의 이란판매를 막기 위해 이스라엘의 페레스 외무가 평양방문을 계획하고 있다는 보도였다(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 이에 앞서 이스라엘은 북한에 대해 10억달러의 경제원조를 계획하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워싱턴 타임스).
북한과 이란의 미사일 거래에 관해서는 지난 4월8일 미국의 AP통신이 『이란은 빠르면 7∼8월께부터 노동 1호 1백50기를 수입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도한바 있다. 페레스 외무의 평양방문설은 이러한 보도에 이은 것으로 주목된다.
동쪽의 일본과 서쪽의 이스라엘에서 전해진 이들 일련의 움직임은 북한의 핵문제와도 시기적으로 얽혀있어 더욱 우리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일본의 「노동1호」 소동이 일본 나름대로 정치적 계산이 있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상임이사국 자리를 노리는 일본은 그에 걸맞는 군사력 강화를 노리고 있다. 북한이 중거리 미사일을,그것도 일본의 경제적 심장부인 오사카(대판)까지 위협하는 미사일을 실험 발사했다는 사실은 거저 넘길 수 없는 군비강화론의 호재일 것이다.
또 이스라엘이 과연 10억달러나 되는 경제원조를 생각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어쨌든 북한의 노동1호에 대해 일본과 이스라엘이 보이는 반응과는 달리 우리 정부의 침묵은 이해하기 어렵다. 북측의 미사일 전력은 어떻고,그에 대비하는 우리의 전술·전략은 무엇인지 국민에게 설명해야 할 것이다.
침묵보다는 국민에게 정보를 공개하고 이해시키는 것이 개방된 사회에서 바람직스럽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