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연 엇갈린 정계 하객들도 오가며 “덕담”15일 하오 여의도 63빌딩 코스모스홀. 수많은 하객들이 모여 새인생을 출발하는 한쌍의 남녀를 축복했다.
김대중 전 민주당 대표의 측근인 민주당 권노갑 최고위원의 장녀 수현양(24·뉴욕 비주얼아트대 3년)과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아래 동서인 홍순두 전 대한통운 사장의 차남 태식씨(24·조지 워싱턴대 경영학과 3년)가 백년가약을 맺은 것이다.
이 결혼식은 부모세대의 정치적 적대관계를 자녀들의 애정으로 융화해냈다는 점에서 지난봄의 약혼식 때부터 정가의 화제가 되어왔다.
두 가문의 악연은 상당히 골이 깊다.
전 전 대통령과 권 최고위원이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를 갖고 있는데다 홍씨도 야당이 주도한 5공 청산과정에서 곤욕을 치른바 있다.
그러나 결혼식에선 이러한 정치적 구원의 흔적은 찾을 길 없었다.
우선 단상 양옆에는 전 전 대통령과 김 전 대표의 화환이 사이좋게 놓여있어 화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권 의원과 홍씨의 담소도 화기가 넘쳤고,예식시작 10분전 도착한 전 전 대통령과 권 의원의 악수도 주변인사들을 환하게 웃게 했다.
양가에 모두 축의금을 낸 여야 의원,5공 인사들이 뒤섞여 담소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 자리에서는 정치대신 덕담만 오갔다.
화기애애한 분위기탓인지 전 전 대통령과 이순자여사는 식장 맨 앞좌석에 앉아 시종 미소를 띠었다. 옆자리에 앉은 전 전 대통령의 장인 이규동씨도 기분이 좋아 보였다. 특히 주례인 이성기 수원대 교수가 주례사에서 『명가문의 자녀가 희망찬 6월에 가약을 맺게 돼 기쁘다』고 말할 때는 전 전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식이 끝나자 전 전 대통령 내외 주변으로 많은 인사들이 몰려들었다. 이중 김대중 전 대표의 장남 홍일씨가 인사하자 전 전 대통령은 『아버님은 잘 계시지요. 부친과 꼭 닮았다』며 반가워했다.
이날 식장에는 이기택 민주당 대표도 왔으나 전씨와의 조우는 이루어지지 않았다.<이영성기자>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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