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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3.06.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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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끝난 미국­북한간의 뉴욕회담 결과를 두고 평가가 제각기 다르게 나오고 있다. 회담 당사자인 미국은 북한에 양보한게 없다고 비판론에 맞서고 있다. 미국 언론(뉴욕 타임스)도 한국과 일본,중국,미국이 모두 북한을 설득하는데 성공했다고 칭찬하고 있다. 그동안 초조한 모습을 보이던 한국정부 당국은 안도의 표정이다. ◆그러나 일본 언론의 시각은 전혀 다르다. 마이니치 신문은 「클린턴정부의 풋내기 외교」라고 혹평했다. 미국정부가 냉정하게 대응을 잘했다는 뉴욕 타임스와는 정반대의 평가이다. 또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미국의 애매모호한 입장은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는데 충분한 시간을 주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럼 북한은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겉으로도 그렇겠지만 속으로도 아마 만족한 미소를 짓고 있을 것이다. 3개월전에 던진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선언카드가 노린 목적을 고스란히 달성했기 때문이다. 시간을 벌게 되어 지연작전도 효과를 거두었다. 미국과의 격을 높인 직접 대화창구 개설도 얻어냈다. 내부적인 체제결속을 더욱 강화하는데도 도움이 됐다. ◆그뿐 아니다. 탈퇴카드는 「철회」한 것이 아니라 「유보」한 것이기 때문에 버려진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3개월전의 원점으로 되돌아 간 것이 아니라 돌아가다가 도중에 멈춘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커다란 외교적 성과라고 큰소리로 웃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북한이 여기서 착각하거나 오산을 해서는 안된다. 협상엔 언제나 상대가 있는 법이고 서로간에 주고 받는 것이 비슷해야 협상은 성립되는 것이다. 이번 회담에서 미국이 많은 양보를 했다고 해서 다음에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국제여론상으로 볼때 다음엔 북한의 많은 양보를 할 차례가 될 것 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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